“세계3대 요리학교 출신”이라 속여 프랜차이즈 창업 수억 사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5일 15시 21분


코멘트
세계 유명 요리학교를 졸업했다고 속여 프랜차이즈 음식점 창업을 미끼로 수억 원을 받아 챙긴 남성이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카페 프랜차이즈 사업을 빙자해 7억여 원을 가로챈 혐의로 김모 씨(35)를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김 씨는 2014년 6월 자신이 세계 3대 요리학교 중 한 곳인 호주의 ‘르 꼬르동 블루’를 졸업했다며 창업을 하려는 이모 씨에게 접근했다. 김 씨는 이 씨에게 “나중에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게 해 줄 테니 일단 가게 인테리어 공사를 위해 돈을 달라”고 속여 2억2000만 원을 받았다. 김 씨는 또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에 투자를 하라고 꼬드기는 등의 수법으로 윤 모씨 등에게 4억8850만 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김 씨는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호주에 베이글 카페를 운영하고 있고 서울 평창동에 대저택도 있다”고 속이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하지만 김 씨는 ‘르 꼬르동 블루’에서 6개월 단기 과정을 수강했을 뿐 정식 학위를 받은 것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호주의 카페와 평창동 대저택 역시 모두 거짓말이었다.

김 씨에게 속아 거액을 내놓은 피해자들은 창업은커녕 아무런 수입도 얻지 못한 채 김 씨를 상대로 소송을 벌이느라 2년에 가까운 시간을 날려버렸다. 김 씨는 가로챈 돈으로 2년 동안 고급 외제차량을 몰고 다니고 명품 옷을 사 입는 한편, 고급 마사지샵까지 정기적으로 다닌 것으로 밝혀졌다.

사기 행각의 꼬리가 잡힌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계약한 부분은 모두 이행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김 씨가 계약과 달리 부실한 인테리어 시설을 제공했고 대리점 개업권을 주지 않은 점을 사기 행각으로 판단했다.

마포경찰서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프랜차이즈 창업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접근해 사기 행각을 벌이는 사례가 최근 자주 일어나고 있다”면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벌이기 전에 관련기관에 해당 업체가 등록돼 있는지, 인테리어 공사를 할 수 있는 자격 요건을 갖췄는지 등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동연 기자 cal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