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서 반달가슴곰 ‘세 쌍둥이’ 태어나…“극히 드문 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3일 1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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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에 풀어놓은 반달가슴곰이 세 쌍둥이를 낳았다. 지리산에서 아기곰 세 쌍둥이가 태어난 것은 2004년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을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3일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리산에 서식중인 어미 반달가슴곰 2마리가 최근 세 쌍둥이를 포함해 총 5마리를 출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측은 “야생의 반달가슴곰은 1, 2마리 새끼를 낳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세쌍둥이를 낳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세 쌍둥이를 출산한 어미곰은 바위굴에서 겨울잠을 자던 ‘RF-23’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세 쌍둥이 아기곰이 바위굴에서 태어나 현장접근은 못하고 울음소리와 무인센서 카메라에 찍힌 사진으로 출산 사실을 확인했다. 세 쌍둥이를 낳은 RF-23은 러시아에서 들여온 곰으로 이번이 두 번째 출산이다. 나머지 2마리를 출산한 어미곰(KF-27)은 서울대공원에서 들여온 곰으로 이번이 세 번째 출산이다.

곰은 겨울잠을 자는 1, 2월에 새끼를 낳는데, 새끼곰이 보금자리서 나올 무렵이면 4㎏까지 성장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KF-27의 보금자리가 비교적 접근이 쉬운 곳에 있어 새끼 2마리의 성별(모두 수컷)과 건강상태를 확인했는데 무게가 4㎏로 어미곰이 1월쯤 출산한 것으로 추정했다.

곰 이름은 국가와 성별에 따라 정해지는데 러시아에서 들여온 곰은 R, 한국태생은 K, 중국태생은 C가 이름 앞에 붙고 성별에 따라 수컷은 M(Male), 암컷은 F(Female)이 붙는다. RF-23은 러시아에서 들여왔고 KF-27은 서울대공원에서 태어난 곰으로 각각 2007년과 2008년에 지리산에 방사했다.

새로 태어난 아기곰을 포함해 지리산국립공원에는 반달가슴곰 44마리가 살게 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 관계자는 “2009년 반달가슴곰 첫 출산 이후 현재 30마리가 자연에서 태어났는데 이는 지리산이 먹이가 풍부하고, 서식지 안전성이 높아 곰이 서식하기에 매우 적합한 환경이라는 점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립공원관리공단은 4월 중순 이후 동면에서 깬 곰들이 점차 행동영역을 넓힐 것으로 보고 탐방객들에게 지리산국립공원 내의 지정 탐방로를 이용할 것과 샛길 출입을 자제해 줄 것을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측은 “곰을 비롯한 야생동물은 탐방로를 피해 다니는 습성이 있으므로 정규 탐방로만 다니면 곰을 마주칠 위험이 없다”라고 말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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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태어난 새끼 반달가슴곰.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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