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통합안 노조 투표 부결…‘박원순 야심작’ 무산 위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30일 01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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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야심 차게 추진해온 서울메트로(지하철 1~4호선)와 서울도시철도공사(지하철 5~8호선)의 통합작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서울메트로 소속 양대 노조인 서울지하철노조와 서울메트로노조는 29일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의 통합안에 대한 조합원 투표 결과 절반 이상이 반대해 부결됐다고 밝혔다.

두 노조에 따르면 서울지하철노조(민주노총 산하 1노조)와 서울메트로노조(한국노총 산하 2노조)는 투표 참여자의 51.9%와 52.7%가 각각 반대표를 던졌다. 투표율은 90% 안팎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지하철 5~8호선 운영을 맡고 있는 서울도시철도노조는 통합안에 대해 투표자의 71.4%가 찬성했다.

이에 따라 내년 초로 예정됐던 통합 지하철 공사 출범을 위한 노사정 잠정 합의안은 무효가 됐고, 노조는 통합 관련 협상을 중단하게 됐다.

서울지하철노조는 “통합 관련 노사정 논의에 불참한다”며 “시에서도 통합 추진 작업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또 “집행부가 부결 책임을 지고 조속한 시일 내 거취를 포함한 후속방침을 정하겠다”고 전했다.

두 노조가 부결시킨 원인에 대해 노조 통합이 충분히 공론화되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십 년간 별도로 운영된 거대한 공기업을 통합하는 사안에 수많은 이해관계자가 취지와 방식을 이해하고 의견을 밝힐 기회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서울지하철노조는 “통합에 대한 논의 과정에서 노조의 현장인력 충원, 안전 강화 주장과 시·경영진의 비용절감·인력효율화 주장 사이에 적지 않은 이견이 확인됐다”며 “불만과 항의의 뜻이 투표 결과에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2014년 말 발표한 지하철 통합혁신은 사실상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31일 열리는 노사정위원회에서 논의를 해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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