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여관 리모델링해 청년에 반값월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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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2016년 사회주택 400실 시범공급
셰어하우스-원룸형 주택으로 개조… SH공사 홈피서 6월부터 입주자 모집

열악한 주거의 상징인 낡은 고시원, 당장이라도 쓰러질 듯한 허름한 여관, 수년째 방치된 빈 사무실. 도심 미관을 해치는 대표적인 흉물이다. 리모델링 비용도 만만찮고 임대를 내놓아도 임차인을 빨리 구하기가 쉽지 않다.

서울시는 이렇게 방치된 고시원이나 여관, 빈 사무실 등을 쾌적한 주거공간으로 리모델링해 청년들에게 싼값에 공급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른바 ‘반값 월세’다. 주거환경이 불안정한 청년층이 대상이다. 올해 400실을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시범 공급한다. 지난해 임대주택법령이 개정되면서 고시원과 여관 등 준주택도 공공임대주택에 포함된 데 따른 것이다.

건물 노후화로 늘어나는 공실 때문에 고민하는 건물주와 저렴하고 안정적인 주거공간을 찾는 청년을 이어주는 것이 핵심이다. 고시원은 리모델링을 통해 최근 도시 주거문제 대안으로 떠오른 ‘셰어하우스’로 전환한다. 최소 6.5m² 이상의 개인 주거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개조한다. 일부 공간을 회의실과 휴게실 식당 같은 커뮤니티 공간으로 만든다. 화장실과 샤워실 세탁실 등도 마련한다. 여관이나 모텔 등 숙박시설은 방 안에 화장실과 샤워실이 있는 특성을 살려 대규모 공사 없이 원룸형 주택으로 조성한다.

서울시는 저소득층 청년 1, 2인 가구에 이 주택들을 최대 10년간 주변 시세의 80% 이하로 공급할 예정이다. 특히 입주물량의 30%는 지하나 옥상, 고시원, 비닐하우스 등에 사는 청년층에 주변 시설의 50% 수준으로 임대한다. 입주자는 리모델링이 시작되는 6월부터 SH공사 홈페이지(i-sh.co.kr)를 통해 모집한다.

서울시는 올 상반기에 조례 개정을 통해 중소기업(건설업 부동산업 임대업)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자격조건을 확대한다. 또 내년부터 연간 2000실 이상으로 공급물량을 늘릴 예정이다. 정유승 서울시 주택건축국장은 “도시재생과 서민주거 안정을 동시에 충족하는 1석 2조의 사업인 만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반값월세#청년#사회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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