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군 나눔운동 활발… ‘나눔시루 1호점’ 문열어

  • 동아일보

전남 곡성에서는 옛날 장독 시루가 ‘나눔 시루’라는 명칭으로 새롭게 태어나 지역 특색이 있는 나눔 운동으로 전개되고 있다. 곡성군 제공
전남 곡성에서는 옛날 장독 시루가 ‘나눔 시루’라는 명칭으로 새롭게 태어나 지역 특색이 있는 나눔 운동으로 전개되고 있다. 곡성군 제공
전남 곡성 주민들이 지역 특색을 물씬 풍기는 자생적인 나눔 운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전남 곡성군은 지역 나눔 가게인 나눔 시루 1호점 모차르트 제과점이 문을 열었다고 10일 밝혔다. 곡성군은 조만간 나눔 시루 2, 3호점을 추가로 지정해 운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시루는 1980년대까지 시골에서 떡, 음식을 찌거나 콩나물 등을 길러내 이웃 간에 음식을 나누는 행복한 도구였다. 나눔 시루는 전국적인 사회단체나 특정 기관이 만든 나눔 가게가 아니라 곡성 주민들이 자생적으로 기부하는 가게 명칭이다.

나눔 시루의 기부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주민들은 나눔 시루 1호점 모차르트 제과점에서 빵을 구입하면서 기부할 돈을 쿠폰에 적어 시루에 꽂아놓는다. 그러면 빵이 필요한데 돈이 없는 소외계층은 시루에 꽂힌 쿠폰으로 조건 없이 빵을 살 수 있다.

나눔 시루는 청년들이 제안하고 주민들이 삼삼오오 자발적으로 참여해 1호점이 설립됐지만 정작 지방자치단체는 몰랐을 정도로 철저하게 자생적인 시민운동 성격을 띠고 있다. 주민들이 활발하게 참여한 덕분에 나눔 시루 1호점이 설립되는 데는 한 달이 걸리지 않았다. 주민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나눔 시루 1호점 가게를 물색한 뒤 함께 설립 준비를 했다.

귀농인들도 재능기부를 통해 나눔 시루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임채홍 씨(54)는 서울에서 디자인 회사를 다니다 2013년 곡성군 고달면 목동마을로 귀농했다. 임 씨는 디자인을 맡아 정겹고 따뜻한 ‘나눔 시루’를 만드는 등 많은 일을 도왔다. 임 씨는 “나눔 시루 가게들이 연이어 태어나 지역사회에 나눔 문화가 확산되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재능을 지역사회에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나눔시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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