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지 아들 학교폭력 논란, 무슨일이

아이 싸움이 어른 싸움으로

전 축구 국가대표 골키퍼 김병지 씨(46·사진)가 25일 기자회견을 열어 아들의 학교 폭력 논란과 관련된 상대방 학생의 어머니와 학교 관계자들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초 김 씨의 막내아들인 A 군(초등 2)과 같은 반이었던 B 군의 어머니는 포털사이트에 ‘학교폭력 피해자 엄마입니다. 가해자의 횡포, 어디까지 참아야 합니까?’라는 제목의 글과 얼굴에 상처를 입은 B 군의 사진을 올렸다. 이 글에서 B 군의 어머니는 “10월 15일 초등학교 2학년 아이가 체험학습에서 가해 아동에게 얼굴을 긁혀 전치 2주의 진단서를 끊었다”며 “다음 날 가해 아동이 수업 중에 다른 아이를 또 폭행해서 나를 포함해 세 엄마가 학교폭력위원회를 열어 달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이 글의 조회 수는 66만 건이 넘었고 댓글은 1000개 가까이 달렸다. B 군의 어머니는 “가해 학생의 아버지는 유명한 축구선수”라고만 밝혔지만 인터넷에서는 가해 학생의 아버지가 김 씨라는 댓글이 확산됐다.

그러나 김 씨는 이날 자신의 아들이 일방적으로 폭행을 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끼리의 단순한 싸움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사건이 벌어졌던 지난해 10월 15일 현장에 함께 있었던 C 양의 말을 녹음한 녹취록을 공개했다. C 양은 “A가 던진 볼에 맞은 B가 복수하려고 공을 세게 던졌다. A가 공에 눈을 맞고 울었고 여자애들이 달래줬다. 그러다 갑자기 A가 B의 머리를 팔로 조인 뒤 얼굴을 긁었다. 그러자 B가 빠져나와 A의 가슴을 때렸다. A가 누워서 우는데 B가 따라가 때린 곳을 또 때렸다”고 말했다. 김 씨는 자신의 아들이 일방적으로 때리지 않았는데도 학교폭력위원회는 자신의 아들을 가해자로, 상대 아이를 피해자로 판정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상대방 아이의 얼굴에 상처를 낸 것은 정말 미안하다”며 “이미 우리는 ‘패륜 가족’이 됐지만 아들에게 찍힌 낙인만큼은 꼭 벗겨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