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말 사임 이용구 중앙대 총장 “교수 이기주의, 대학 개혁 가로막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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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포함한 대부분 총장들은 유리장벽에 갇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장벽은 대학 사회에 뿌리 깊이 박혀 있는 교수들의 이기주의다.”

서울지역 26개 대학 총장 모임인 서울총장포럼 회장직에서 2월 말 사임하는 이용구 중앙대 총장(사진)은 대학 간 학점교류 협약식을 체결한 21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학내 개혁은 교수들 이기주의로 힘들었지만 학교 간 장벽은 총장끼리 마음먹으니 오히려 쉬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사실상 학과제를 폐지하는 방안의 구조조정을 추진하다 중앙대 역사상 처음으로 교수들의 불신임을 받고 임기보다 1년 빨리 물러나기로 했다.

그는 “현재 56만 명인 대학 입학 정원은 2023년 30만 명 아래로 내려간다. 5년간 지속돼온 등록금 동결도 계속돼 재정 압박은 심해질 것이고 온라인 공개강좌 등으로 경쟁력 없는 대학은 존폐의 위기를 겪을 것”이라며 “대학이 과감하게 변화와 개혁을 추구해야 생존할 수 있는데 한국 대학은 그런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는 교수들의 이기주의를 꼽았다. 자기 전공은 절대 사라져선 안 된다는 이기심 탓에 학과 벽을 허무는 것조차 반대한다는 것. 이 총장은 “참스승이라면 국내에 그 학문을 하는 사람이 몇 명 필요한지 정확히 인식하고 그 외 인원은 다른 학문을 하게 해야 한다”며 “소수 학과에 들어온 학생들은 따로 취업 준비를 하느라 바쁘다. 교수에게 거는 기대도 없어서 교수들은 편하지만 자극이 없는데 세계 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다음 달 정년이 3년 남은 중앙대 교수직에서도 명예퇴직한다. 아쉽지 않으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대학 개혁의 기본 방향은 정해져 홀가분해요. 교수는 학생들에게 ‘내 강의를 듣지 않고 졸업하면 평생 후회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만 기억하면 좋겠어요.”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이용구#교수#이기주의#대학#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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