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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충북][강원][독자 발언대]“보호소년에게 따뜻한 관심 가져주세요”

이희경 춘천지법 판사
입력 2016-01-18 03:00업데이트 2016-01-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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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경 춘천지법 판사
“보호소년이 들어갈 빈자리가 있습니까?”

소년재판을 앞두면 그녀는 소년보호시설에 전화해 빈자리를 찾는다. “아… 빈자리가 없으면 할 수 없지요.” 힘없는 목소리로 수화기를 내려놓고 고심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참으로 애처롭다. 그녀는 바로 강원도 전체 소년보호사건을 담당하는 ‘10호 천사’다.

소년보호사건은 비행을 저지른 소년의 재범 방지를 위해 보호자 위탁처분(1호)부터 아동복지시설의 6개월 보호처분(6호), 2년간 소년원의 보호처분(10호) 등을 내리는 재판이다. ‘10호 천사’라는 말은 가장 무거운 10호 처분을 받은 소년들이 그녀에게 지어준 애칭이다.

재판을 받은 한 소년은 처음에 부모와 사회에 대한 증오가 가득했다. 하지만 그녀로부터 “너의 결심과 의지에 따라 앞으로의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격려를 듣고 마음을 바꿔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드럼을 연주하며 새로운 인생을 열어 가고 있다. 이렇듯 청소년들은 충분히 변화의 가능성이 있기에 적절한 보호처분으로 방황에서 벗어나 새로운 꿈을 펼칠 수 있다. 이런 보람과 사명으로 오늘도 10호 천사는 시설의 빈자리 찾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강원도에는 6호 시설이 한 군데도 없다. 6호 시설은 소년원에 가기에는 비행 정도가 가벼운 아이들에게 내리는 처분이다. 공부도 하고 전문 상담가의 상담도 받아 내적 상처를 치유한다.

충북 제천에 있는 로뎀학교처럼 대안교육기관으로 지정되면 학력 인정도 받는다. 그러나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빈자리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보호소년에 대한 사회와 어른들의 관심이 정말 필요해요.” 이렇게 말하는 소년부 판사는 매주 재판을 앞두고 마음으로 눈물을 흘린다. 빈자리가 없어 6호 처분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안타깝고 그 아이들이 처한 냉혹한 현실이 너무도 차가워서다. 아이들과 소년부 판사의 눈물이 우리의 마음을 적셔 보호소년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으면 한다.

이희경 춘천지법 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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