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러운 아빠, 사랑해요” 자녀들 하늘 향해 눈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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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영예로운 제복賞 시상식]

순국선열의 넋 가슴에 새기며 박상진 지방소방위(오른쪽)를 포함한 제5회 영예로운 제복상 수상자들이 13일 서울 동작구 현충로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넋을 기리며 분향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순국선열의 넋 가슴에 새기며 박상진 지방소방위(오른쪽)를 포함한 제5회 영예로운 제복상 수상자들이 13일 서울 동작구 현충로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넋을 기리며 분향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13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제5회 영예로운 제복상 수상자들의 노력과 희생을 담은 영상이 공개됐다. 평생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해 온 수상자들의 사연이 보는 이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겨줬다.

실수로 수류탄을 떨어뜨린 훈련병을 구한 김현수 상사(33)에게 훈련병들은 “앞으로도 멋진 사나이로 남아 달라”며 뜨겁게 파이팅을 외쳤다. 서해에서 전쟁 같은 작전으로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을 단속하는 한만욱 경위(44)의 활약상에는 “덕분에 큰 시름 덜고 일한다”는 어민들의 밝은 미소가 곁들여졌다. 대상을 받은 이정남 경감(55)은 233명의 목숨을 구한 마포대교 위에서 언제나처럼 매서운 강바람을 맞으며 일하는 모습으로 등장했다.

제복을 입고 일하다 순직하거나 부상한 특별상과 위민경찰관상, 위민소방관상 수상자의 모습이 화면에 비치자 시상식장은 이내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시상식 내내 슬픔을 다독이던 유가족들은 시상식이 끝나고 나서야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지난해 2월 경기 화성시 엽총 살인사건 당시 부하 직원 대신 인질극 현장에 출동했다 범인의 총탄에 순직한 이강석 경정(당시 43세)의 아들 정재 군(17)은 “가족들이 모이면 아직도 그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진다. 매일 보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응급 환자 구조 헬기를 타고 전남 신안군 가거도로 출동했다 사고를 당한 고 백동흠 경감(당시 46세)의 아들 승호 군(14)도 “하늘에 계신 아빠에게 사랑한다고 꼭 얘기하고 싶다”며 울먹였다.

지난해 7월 제주 서귀포시 중앙로 단란주점 화재 진압 작전에 나섰다 끝내 가족 곁으로 돌아오지 못한 고 강수철 지방소방령(당시 48세)의 부인 진정임 씨(48)는 “화재 출동을 나갔다 오면 며칠씩 목에서 검은 잿가루가 나오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며 눈물을 흘렸다. 강 소방령 대신 시상대에 오른 딸 윤서 양(18)은 “쉬는 날에는 학교 끝날 시간에 늘 데리러 오던 자상한 아버지가 누구보다 자랑스러웠다”고 했다.

이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수상자 여러분의 사연을 보며 함께 이 나라에 살고 있다는 것에 한없는 자부심과 고마움을 느꼈다”며 “제복은 국민의 삶 한가운데 있는 ‘국가’”라고 강조했다. 시상식에 앞서 특별승진 임용식이 진행됐다.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과 강신명 경찰청장은 직접 새 계급장을 달아주며 격려했다. 이날 박상진 지방소방장과 한만욱 경사는 각각 소방위와 경위로, 이정남 경위와 남한수 경위는 각각 경감으로 승진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상금을 기부하겠다는 수상자도 있었다. 한만욱 경위는 해경 순직자 3명을 위해 상금(2000만 원) 전액을 내놓기로 했다. 조장석 하사도 상금 전액을 해군바다사랑장학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 전사·순직한 해군 장병의 자녀를 지원하는 장학재단이다. 이정남 경감도 상금 일부를 복지기관에 내놓고 자살 예방을 위해서도 쓸 계획이다.

심사위원장인 정상명 전 검찰총장은 “영예로운 제복상이 해를 거듭할수록 제복 공무원에 대한 국민들의 고마운 마음과 존경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전체 제복 공무원이 국민들에게 제대로 평가받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한민구 국방부 장관,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강신명 경찰청장, 김재호 동아일보·채널A 사장 등 내외빈과 수상자 가족, 동료들이 참석했다.

김도형 dodo@donga.com·김호경 기자

▼ 박근혜 대통령 축사 전문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제복 공무원께 감사” ▼


‘제5회 영예로운 제복상’ 시상식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지난 한 해 국민 안전을 위해 헌신하신 공로로 수상을 하신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살신성인의 사명감으로 희생하신 순직자와 유가족 여러분께도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의 안위보다 국민을 먼저 생각하며, 어려운 근무 환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모든 제복 공무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대내외 경제 환경의 불안정 속에 북한의 핵실험으로 안보 위기까지 몰려오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러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보다 안전하고 풍요로운 나라로 도약해 나가려면, 우리 사회의 질서와 안정을 떠받치고 있는 제복 공무원 여러분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정부는 여러분이 보다 큰 긍지와 자부심으로 일할 수 있도록 처우 개선과 제도적 기반 정비에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여러분도 대한민국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는 투철한 사명감으로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오늘의 뜻깊은 시상식을 축하하며,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대상

이정남 경감(서울 마포경찰서 용강지구대 순찰팀)

◇영예로운 제복상

김현수 상사(육군 제61사단 본부근무대 경비소대장)

조장석 하사(해군 인천해역사령부 218대대 223전진기지대 의무장)

남한수 경감(경북 상주경찰서 동문지구대 순찰팀)

한만욱 경위(제주해양경비안전서 3012함)

박상진 지방소방위(서울119 특수구조단)

◇특별상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 항공단(고 최승호 경감, 고 백동흠 경감, 고 박근수 경사, 고 장용훈 경장)

◇위민경찰관상


고 이강석 경정(경기 화성서부경찰서 남양파출소장)

고 이기태 경감(경북 경주경찰서 내동파출소)

이광덕 경위(경기 성남중원경찰서 금광지구대 순찰팀)

◇위민소방관상

고 이종태 지방소방경(경남 산청소방서 산악구조대)

고 강수철 지방소방령(제주 서귀포소방서 동홍119안전센터)

노석훈 지방소방장(광주 서부소방서 화정119안전센터)

● 심사위원 명단

정상명 전 검찰총장(심사위원장)

이현옥 상훈유통 대표

김진국 강남밝은세상안과 원장

안동범 세무법인 로고스 회장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

#영예로운제복상#아빠#훈련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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