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술버릇 때문에 갈등 빚던 부자 사망…동반 자살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7일 21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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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술버릇 문제로 자주 다퉈온 부자(父子)가 광주의 한 저수지와 그 부근에서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

7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반 광주 광산구 산정동의 한 저수지에 빠진 그랜저 승용차 조수석에서 A 씨(44)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어 오후 3시 18분 저수지 인근 나무에서 A 씨의 아버지(68)도 목 매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두 사람 사체는 외상이 없었으며 A 씨의 아버지는 물에 젖은 상태였다.

경찰은 전날 오후 10시까지 A 씨가 술에 취해 집에서 아버지에게 행패를 부렸다는 가족들의 진술을 확보했다. A 씨는 10년 전부터 술에 취해 가족들과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7일 오전 6시 A 씨의 아버지가 아들을 차에 태워 나가면서 “병원에 간다. 잘 안되면 죽겠다는 말을 했다”는 신고를 접수받고 이들 부자의 행방을 찾았다. 가족들이 뒤늦게 A 씨의 아버지 지갑에서 ‘미안하다. 00저수지로 찾으러 오라. 아들을 데리고 간다’는 내용이 담긴 메모를 발견해 저수지를 수색해 사체를 찾아냈다.

경찰은 A 씨의 아버지가 동반 자살하기 위해 승용차에 아들을 태우고 저수지로 돌진했으나 혼자 생존하자 다시 나무에 목을 맸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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