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세종시 유입 이주민 3명 중 1명은 대전시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31일 03시 00분


코멘트

2015년 들어 月 2000명 세종시로 유출… 가파른 전출 속도에 대전시 비상
임대주택 건설 등 대책마련 부심

“얼마 전 세종시로 이사해 출퇴근하고 있어요. 대리비가 만만찮아서 웬만한 술자리는 삼가죠.”

2012년 7월 세종시 출범 이후 유입 이주민 3명 중 1명이 대전시민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시설이나 문화 인프라가 월등한 배후도시로 세종시 인구를 오히려 흡입할 것이라고 자신했던 대전시가 오히려 세종시로의 인구 유출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 올해 한 달에 대전시민 2000명 이상 세종시로

대전시는 안정적 인구관리를 위해 인구 유출은 억제하고 기업 유치는 촉진하며 유동인구를 늘려 원도심을 활성화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9개 과제에 35개 세부실행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대전시에 따르면 1992년 113만 명이던 대전의 인구는 2013년 153만 명으로 35% 증가해 같은 기간 40.5%를 기록한 인천 다음으로 높았다. 서울과 인천 다음으로 높은 연평균 7400여 명의 자연 증가도 한몫했다. 시는 “지난해 7월 세종시 출범과 12월 충남도청 내포 이전 등을 감안할 때 인구 증가는 고무적인 현상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종시 출범으로 전출이 이어지면서 2014년 처음으로 감소세(1002명)로 돌아서 인구 대책에 비상이 걸렸다. 세종시 인구통계에 따르면 세종시 출범 이후 지난달까지 세종시로 전출한 대전시민은 4만6864명으로 세종시 전체 유입 인구(14만6847명)의 32%를 차지했다. 전체 유입 인구는 수도권(31.5%)보다 충청권(57.4%)이 두 배 정도 많았다.

특히 대전시민의 세종시 전출 속도가 가장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출범 후 그해 말까지와 그 이듬해에 각각 5387명과 4012명이었던 전출 인구는 지난해 1만4093으로 3배가량으로 늘어나더니 올해(11월까지)에는 2만3372명으로 4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올해 월평균 2000명 이상의 대전시민이 세종시로 빠져나간 셈이다. 올해 6월을 기점으로 감소 추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나 대전시는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세종시 주택공급계획 등을 고려하면 2017년까지는 전출이 여전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방심하던 대전시 인구 유출 대책 부심

대전시는 세종시로의 인구 유출을 억제하고 수도권 등지에서의 인구 유입을 촉진하기 위해 행복주택 등 양질의 주택을 계속 공급해 정주여건을 개선하기로 했다. 또 역세권과 그린벨트(GB) 해제 지역을 대상으로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을 건설하기로 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기업형 임대주택을 지역의 관문인 대전역 인근의 역세권 개발 지역에 공급해 KTX 등과 연계하면 높은 전세비용 등으로 수도권 외곽에서 서울 등으로 출퇴근하는 많은 청년 세대를 유입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산업용지 지원과 자금 및 판로 지원, 기업 유치 및 환경 개선에도 노력을 쏟기로 했다. 유동인구 확대를 위해 유성구 안산첨단산업단지 조성과 연계해 세종시 인접 지역에 가칭 ‘음식문화 특화단지’ 추진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역세권 개발과 중단된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재개해 대전역 주변 낙후 지역을 미래형 명품복합도시로 개발해 나간다는 구상도 검토하고 있다.

권선택 대전시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대전의 인구 유입을 위해서는 새로운 기업을 창출해 산업단지도 확충해 나가고 대덕특구와 연계된 벤처기업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며 “출산을 통한 자연 인구 증가율을 높이고 유출을 줄이는 한편으로 유입을 확대하는 3가지 방향의 인구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