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현장속으로]6년 논란 끝에 ‘사천 바다 케이블카’ 드디어 착공

2017년 완공 예정인 사천 바다 케이블카 개념도. 초양도 정류장에서 바라본 모습이며 왼쪽의 산이 상부 정류장이 들어설 각산이다. 케이블카 옆으로는 창선·삼천포대교가 지나간다. 사천시 제공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중심에 들어설 ‘사천 바다 케이블카’는 수려한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앞당기는 견인차가 될 것입니다.”

송도근 경남 사천시장은 22일 오후 삼천포대교공원에서 열린 ‘사천 바다 케이블카’ 기공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행사는 기관 단체장과 시민 등 2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박종권 시의원은 “바다 케이블카가 관광 명물로 태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천 바다 케이블카에서는 대방, 실안 해안 등 삼천포 바다와 창선·삼천포대교, 바다 건너 남해군까지 조망할 수 있다. 육지 쪽 각산(해발 408m)과 초양도를 잇는 케이블카의 전체 삭도 길이는 2.43km. 10인승 곤돌라 50대가 설치된다. 수송 능력은 시간당 1200명. 정류장은 승·하차장인 대방(탑승)정류장과 바다 건너 초양정류장 각산정류장 등 3곳이다. 공사비는 사천시 예산 450억 원, 도비 100억 원, 국비 50억 원 등 모두 600억 원이다. 2017년 말 완공된 뒤 시험 가동을 거쳐 2018년 상업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사업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2009년 시민 설문조사를 시작으로 지역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고 2010년에는 투자 대비 편익 지수가 1.03으로 ‘사업성이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후 경남도의 지역 균형 개발 시책인 ‘모자이크 사업’에 선정되면서 도비 지원의 길도 텄다.

지난해 송 시장 취임 이후에는 사업 타당성 및 안전성 논란이 일었다. 사업 구상 당시보다 설치비가 두 배 가까이 늘어나고 사업 구간의 풍속이 강해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토교통부 출신인 송 시장은 “안전성 검토를 위한 풍동(風洞) 실험을 하라”고 지시했다. 8월에는 풍동 실험을 반영한 실시 설계를 마쳤다. 박영수 사천시 케이블카 담당은 “안전성은 충분하게 점검했다”고 말했다.

다른 자치단체의 케이블카 난립도 문제였다. 2008년 개통한 통영 미륵산케이블카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객 유치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케이블카 열풍은 이때 시작됐다. 거제시가 420억 원을 들여 학동케이블카 공사를 시작했고 하동군도 남해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금오산케이블카를 추진하고 있다. 전남은 여수 해상 케이블카가 영업 중인 가운데 목포시, 해남군도 해상 케이블카를 구상 중이다. 한국삭도협회 관계자는 “케이블카는 최소한의 환경 훼손으로 경제성을 높이는 사업이기는 하지만 타당성 검토가 충분하지 않으면 만성 적자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신중한 사업을 주문했다.

지역민의 반응은 엇갈린다. 한려해상국립공원사무소 초양도탐방지원센터 지킴이 장금익 씨(59)는 “케이블카가 운행되면 사천 지역 관광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20가구가 살고 있는 초양도 주민 김모 씨(63)는 “창선·삼천포대교 개통 이후 소음이나 외지인 왕래로 불편하기만 할 뿐 혜택은 없다. 케이블카도 마찬가지 아니겠느냐”며 불만을 나타냈다.

보완해야 할 부분도 적지 않다. 도로 확충은 물론이고 체험 관광, 먹거리, 친절 서비스 등 관광 인프라도 강화해야 한다. 송 시장은 “2017년 말 바다와 산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세계적인 명품 케이블카가 탄생할 것”이라며 “연간 75만8000명이 이용하는 것을 전제로 고용유발 605명, 생산 유발 530억 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 370억 원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