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은 외면, 브로커엔 수백 억 대출…금융기관 임직원 구속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7일 17시 35분


서민 조합원은 외면하고 브로커들에게 돈을 받고 수백 억 원을 대출해 준 금융기관 임직원들이 검찰에 구속됐다.

광주지검은 부동산 가치를 최대 15배 이상 부풀려 400억 원대 불법대출을 해준 혐의(배임 등)로 광주 A 신협 전 이사장 조모 씨(66) 등 금융기관 임직원 5명과 황모 씨(44) 등 대출 브로커 5명을 구속기소했다.

조 씨 등은 2010년부터 올해 7월까지 5년간 총 434억 3000만 원을 불법대출을 해준 혐의다. 이들은 담보가치가 1009만원에 불과한 땅을 ‘조만간 택지지구로 개발 된다’는 내용의 가짜 감정평가서를 토대로 1억 5300만 원을 불법 대출을 해줬다. 또 감정가 3억 2766만 원인 건물에 은행저당이 13억 2600만 원 설정돼 있었지만 3억 원을 추가로 빌려주기도 했다. A 신협 임직원들은 불법대출 사실을 감추기 위해 정상적인 대출서류로 위조하는 등 조직적으로 은폐를 하기도 했다. 조 씨 등은 불법대출 사례비로 5억 5000만 원을 챙겼다.

황 씨 등 브로커 5명은 빌린 돈으로 호화 생활을 즐겼다. 황 씨는 330㎡ 규모의 아파트에 살며 고가 외제 승용차를 몰고 다녔다. 황 씨는 또 불법 대출받은 돈으로 아파트를 짓다가 부도를 내 입주민들에게 2차 피해를 주기도 했다.

조 씨가 이사장으로 있던 A 신협은 자산이 362억 원이었지만 황 씨 등에게 341억 원을 불법 대출해주고 부실해지면서 결국 다른 신협에 합병됐다. A 신협이 2010년부터 4년 간 서민 조합원들에게 해준 정상적인 대출은 15건에 불과했다. 반면 브로커 황 씨 등에게는 대출 한도를 넘겨가며 337건에 이르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밝혀졌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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