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파크 몰카’ 최소 3곳서 촬영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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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홍천外 고양시 동영상도 확인… 피해 여성 1명 “2014년 7월에 방문”
유포된 영상에 음란채팅 전화번호… 촬영자가 돈받고 팔았을 가능성도

워터파크 여성 샤워장 몰래카메라(몰카) 촬영 장소가 추가로 확인됐다. 경찰은 29분 4초 분량의 이 영상에 지금까지 알려진 경기 용인시, 강원 홍천군 외에 경기 고양시의 워터파크에서도 촬영된 장면이 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은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강신명 경찰청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고 전담수사팀을 편성해 본격 수사에 나섰다.

○ 피해 장소 최소 세 곳

경찰은 용인에서 찍힌 몰카 영상이 지난해 7월 촬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여성이 워터파크 몰카 영상에 자신이 등장한다는 사실을 우연히 확인하고 최근 경찰에 신고했다. 이 여성은 지난해 7월 워터파크를 찾았다. 경찰 관계자는 “최소 세 곳에서 찍힌 동영상 촬영 기법이 비슷한 것으로 보아 동일 인물이 촬영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다각도로 지난해 여름 세 곳을 모두 방문한 인물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동영상에 찍힌 여성들 가운데 휴대전화를 든 상태로 거울에 정면으로 비친 여성의 신원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이 여성이 휴대전화 케이스 모양의 몰카를 이용해 촬영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이 몰카는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제품으로 별도 카메라가 장착돼 화면을 끈 상태로 촬영이 가능하다. 구입하기 쉽고 범행 은폐가 가능해 다른 여성 전용 시설에서 무차별로 촬영됐을 위험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 악질 몰카에 음란업소 광고

범인이 동영상을 제작한 목적도 의문이다. 유출된 몰카 영상에는 ‘아무도 모르게 060 300 ××××’라고 적혀 있다. 기자가 직접 이 번호로 전화를 걸어보니 “안녕하세요. 달달한 성인 전용 휴식 공간 ××× 보이스 채팅입니다. 문의전화는 1599-××××이고 삐 소리 후 30초당 600원입니다”란 안내 음성이 나왔다. 경찰에 따르면 다양한 길이로 편집된 동영상마다 다른 광고가 붙어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람들이 많이 내려받는 동영상에 업체가 배너 광고를 입힌 것으로 보인다”며 “촬영자가 특정 업체에 돈을 받고 영상을 팔았을 가능성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여성 촬영자가 직접 찍고 인터넷에 올렸을 개연성도 있다. 불법 음란물 유통 사이트에서 활동하는 업로더들은 과시욕과 인정욕구를 지니고 있다. 희귀한 영상, 새로운 영상을 올리면 회원들에게 ‘본좌’ ‘선생’ ‘하느님’ 등으로 불린다. 이런 변태성향자는 일반인, 미성년자 영상 등 다른 업로더가 쉽게 구할 수 없는 영상을 찍어 올린다. 몰카 영상을 웹하드에 올리면 돈도 챙길 수 있다.

‘워터파크 몰카 공포’가 확산되면서 전국 대형 워터파크들도 대책 마련에 부산하다. 각 워터파크들은 몰카 촬영 금지를 알리는 경고문을 추가로 설치하고 여직원을 샤워장에 상시 배치하기로 했다. 일부 워터파크는 샤워장, 탈의실 내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몰카 촬영과 유포는 불특정 다수를 공포와 수치심에 빠지게 하는 악질 범죄이며 이런 영상을 계속 전파하는 행위도 끝까지 적발해 강력하게 처벌하겠다”라고 밝혔다.

박훈상 tigermask@donga.com·박성진 / 용인=남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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