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골목축제로 활기 되찾는 대구 북성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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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페스티벌 1만여명 참가 성황… 공구골목 활성화 등 도시재생 활발
2017년까지 역사전통마을로 조성

9일 대구 중구 북성로 공구골목에서 열린 워터페스티벌에서 참가자들이 물총을 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대구 중구 제공
9일 대구 중구 북성로 공구골목에서 열린 워터페스티벌에서 참가자들이 물총을 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대구 중구 제공
“공구골목에서 즐기는 축제라서 더욱 신났습니다.”

회사원 김진욱 씨(35)는 최근 대구 중구 북성로에서 열린 워터페스티벌을 다녀온 후 이 같은 소감과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추억을 쌓는 골목 축제로 발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9일 대구은행 북성로지점에서 대구역 방향의 골목(350m)에서 펼쳐진 축제에는 1만여 명이 찾았다. 물총 쏘기와 워터슬라이드(물미끄럼틀), 거리공연 등이 마련됐다. 올해 3회째로 북성로 주민 220여 명으로 구성된 문화마을협동조합이 준비했다.

지난해 7월 설립된 이 조합은 주민과 이곳에 사업장이 있는 30, 40대 대표들이 참여했다. 공구골목 활성화와 도시재생사업을 한다. 최근 한옥 게스트하우스(숙박시설)를 열어 북성로를 머물고 체험하는 관광지로 만들고 있다. 김성훈 대표(44)는 “일제강점기 건물을 복원해 전통찻집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상권이 흩어져 수년간 침체했던 북성로가 살아나고 있다. 근대골목투어 등 관광기반이 늘고 독특한 축제와 공연이 이어지면서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북성로와 100m 거리인 중구 대구예술발전소는 15일 입주 작가 축제를 시작했다. 공연과 시각예술 분야의 작가 100여 명이 다음 달 6일까지 예술발전소와 북성로에서 콘서트와 무용 국악 전시회 등을 선보인다. 22일에는 시민이 참여하는 예술장터가 열린다. 2013년 연초(담배)제조공장을 개조해 예술전시공간으로 꾸민 이곳은 다양한 장르의 문화행사를 선보이고 있다. 대구의 대표적 게임문화축제인 이펀(e-fun)의 장소로도 활용된다.

북성로에 활력이 생기면서 2011년부터 창업이 잇따라 최근까지 10여 곳이 운영 중이다. 버려진 자전거를 재활용하거나 인테리어 소품으로 만드는 자전거수리전문점과 외국인 관광객 안내 카페, 예술가 작품 판매점, 국악밴드, 공구박물관 등이다. 사회적 기업들은 북성로의 역사 문화를 복원해 문화콘텐츠를 입혀 관광 명소로 만든다는 목표다.

지자체도 힘을 보태고 있다. 중구는 2017년까지 북성로 일대 32만3000여 m²를 역사전통마을로 조성한다. 공구골목을 대표할 공업 기술 자료를 수집하고 청년들이 이어받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오랫동안 상점을 운영했거나 특색 있는 기술자를 발굴해 관광용 장인지도도 만들 계획이다. 내년 3월까지 주민이 주도하는 마을기업도 설립한다.

박종탁 중구 문화진흥과장은 “2012년부터 추진한 도시재생사업과 역사거리 복원을 연계해 주변 골목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것”이라며 “걷는 것만으로 대구의 근대 역사를 느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골목축제#활기#대구 북성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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