潘 “사무실 지정석 없애라”… 직원들 발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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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업 영업사원이냐” 반발 거세… 예산 절감 등 내부개혁案 난항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사진)이 유엔 개혁의 하나로 오랫동안 추진해 온 중간 간부 이하의 지정좌석제 폐지 등 사무 공간 효율화의 구체적 시행을 앞두고 유엔 직원들의 반발에 부딪친 것으로 13일 전해졌다.

유엔 소식통들에 따르면 유엔본부의 기존 사무실 구조는 최고위직인 사무총장부터 행정직원(G-OL)까지 모두 별도의 개인 사무공간을 갖고 있다. 사무공간 크기는 직급에 따라 최대 39.0m²(사무차장 이상)에서 최소 4.5m²(G-OL)로 총 8개로 나뉜다. 이른바 과장급(P) 이상은 전원 방문이 달린 별도 사무실이 있다. 유엔 안팎에선 오래전부터 “이런 폐쇄적이고 비효율적인 사무공간 구조는 상하좌우의 열린 소통을 저해하고 그 때문에 지출되는 낭비적 예산 등 문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반 총장의 첫 임기 때인 2008년 △8개 사무공간 유형을 4개로 간소화하고 △국장(D)급 까지만 개인 사무실을 허용하고 △그 아래 중간 간부(과장급) 이하 자리는 전부 개방형으로 운영하는 내용의 ‘사무 공간 계획 지침’이 마련됐다. 그러나 당시에도 직원들의 반발 등을 우려해 시행하지 못하고 검토 작업만 계속해 왔다.

내년 말에 임기가 끝나는 반 총장이 올해 사무공간 개혁을 단행할 것이라는 얘기가 돌면서 유엔 직원들이 다시 “우리가 출근해서 아무 데나 앉아서 일하는, 사기업의 영업 사원들이냐”고 반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 총장의 한 측근은 “아무리 화가 나도 잘 참고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반 총장이 재직 중 가장 많은 답답함을 토로한 분야가 다름 아닌 유엔 내부 개혁”이라고 전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반기문#내부개혁#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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