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6·25참전 에티오피아-화천군 ‘64년 인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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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년 6000여명 파병 한국 도와… “참전용사 후손에 장학금 지원하자”
화천군, 6년전부터 보은의 장학사업… 25일 기념행사에 후손 4명 참석

25일 강원 화천군 평화의 댐에서 열리는 제65주년 6·25전쟁 기념행사에는 뜻깊은 손님들이 참석한다. 화천군이 초청한 에티오피아의 6·25전쟁 참전 용사 후손 4명. 이들은 화천군으로부터 장학금을 지원받고 있는 학생들로 23일부터 8일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해 이날 열리는 6·25전쟁 기념행사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화천군과 에티오피아의 각별한 인연은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에티오피아군은 6000여 명이 참전해 주로 화천과 철원 지구에서 전투를 벌였다. 당시 65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는데 1951년 8월 15일 피가 일병이 화천군 적근산 지역 전투에서 에티오피아군 최초의 전사자로 기록됐다.

화천군과 에티오피아의 인연이 다시 이어진 것은 2009년. 화천군은 에티오피아 참전 용사들의 후손을 돕기 위한 장학사업을 시작했다. 한국을 위해 피 흘린 참전 용사들을 위한 보은 차원이었다. 그동안 177명에게 3억여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고 올해 새로 선발한 장학생 20명을 포함해 현재 128명을 지원하고 있다. 이 학생들에게 연간 지급되는 장학금은 6500만 원.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월 500∼900비르(약 3만∼5만4000원)로 에티오피아에서는 학비는 물론 생활비까지 충당할 수 있는 금액이다.

화천군은 또 성적이 우수한 에티오피아 대학생을 선발해 국내 대학에서 유학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현재 2명이 한림대와 명지대에 재학 중이며 대학 측은 수업료 면제를, 화천군은 생활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 학생들도 이번 6·25전쟁 기념행사에 초청된다.

화천군의 에티오피아 장학 사업은 화천 지역에 주둔 중인 군장병과 주민들도 동참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깊다. 7사단, 15사단, 27사단에서 복무 중인 간부들이 매월 봉급에서 일정 금액을 기부하고 있으며 평화의 댐에 설치된 평화의 종 타종 시 기부하는 돈도 장학사업에 사용된다.

강원도와 화천군이 공동 개최하는 6·25전쟁 기념행사에는 유엔군으로 참전한 각국의 대사들과 참전 용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오전 10시 식전 행사로 화천소년소녀 합창단이 ‘전선을 간다’ 등 군가 3곡과 가곡 ‘비목’,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노래하고 강원도립예술단이 무용극을 펼친다.

이어 10시 반 본행사에서는 화천군의 도움으로 한림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에티오피아 장학생 이스라엘 씨(28)가 두 나라의 인연을 소개하고 한국에서 공부하는 것에 대한 감사의 편지를 낭독한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뜻깊은 행사를 평화의 댐에서 갖게 돼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생각하게 하는 매우 중요한 날이 될 것 같다”며 “호국 영령과 참전 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에 대해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의미로 행사를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6·25참전#에티오피아#화천군#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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