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대한민국 최고 요리사를 꿈꾸는 ‘꿈나무 셰프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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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대 호텔외식조리학과 학생들이 지난달 열린 ‘2015 대한민국 국제요리경연대회’에서 대거 입상하며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광주대 제공
광주대 호텔외식조리학과 학생들이 지난달 열린 ‘2015 대한민국 국제요리경연대회’에서 대거 입상하며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광주대 제공
“서울 특급 호텔 두 곳에 이력서를 냈는데 조만간 좋은 소식이 올 것 같아요.”

광주대 호텔외식조리학과 4학년 조아라 씨(23·여)는 요즘 일류 호텔 요리사의 꿈에 부풀어 있다. 취업준비생들이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불안해하는 이른바 ‘취업 사춘기’는 그에겐 딴 세상 얘기다. 조 씨의 자신감은 어디서 오는 걸까. 그가 국내외 요리대회에 나가 받은 상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는 대학생활 동안 무려 18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달 23∼25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15 대한민국 국제요리경연대회’ 라이브 부문 금상이 최근에 받은 상이다. 3700여 명이 참가한 대회에서 조 씨는 양고기를 이용한 메인 요리에 애피타이저와 디저트로 3색 생선 요리를 선보였다. 조 씨는 “호텔에서 일하면서 대학원에 다닐 계획”이라며 “경력을 쌓은 뒤 카페와 레스토랑이 어우러진 외식 프랜차이즈를 창업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 국내외 요리경연대회 석권

광주대 호텔외식조리학과는 이번 대한민국 국제요리경연대회에 학생 37명이 팀 또는 개인별로 출전해 금상 6개, 은상 2개, 동상 2개를 거머쥐었다. 농림축산식품부, (사)한국조리기능인협회 등 14개 기관이 주관하는 국내 최고 권위 대회에서 전원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학과가 생긴 지 4년밖에 안 됐지만 국내외 요리대회에서 보여준 활약상은 눈부실 정도다. 3학년 김태경 씨(22)는 지난달 4∼8일 홍콩 호펙스에서 열린 ‘2015 홍콩국제요리대회’ 메인 요리 부문에 참가해 저열을 이용한 익힘(수비드) 요리로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김지웅 씨(21)가 ‘2014 루마니아 국제요리챔피언십’에서 금상을 받았고, 전주비빔밥축제 푸드페스티벌 전국요리경연대회에서 종합 1위(대상 1개, 금상 2개, 은상 3개, 동상 2개)를 차지했다.

학과 출범 첫해인 2012년 루마니아 세계요리대회에 나가 대상 1개, 금상 3개, 은상 2개를 휩쓰는 쾌거를 올렸다. 매년 전국에서 9, 10명을 뽑는 ‘요리 국가대표’를 4년 연속 배출했고 올해 광주광역시 요리대표팀에 선정됐다. 김헌철 학과장은 “최고의 셰프가 되겠다는 학생들의 의지와 자신보다 뛰어난 셰프를 양성하겠다는 교수들의 열정이 어우러져 전국 대학 중 최고 수준의 실력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 교수와 학생의 열정이 만든 명품 학과


대학 측의 아낌없는 지원도 명품학과로 도약하는 데 큰 힘이 됐다. 특성화된 심층 실무교육을 위해 학생마다 개인 조리대를 줄 정도로 시설을 완비했다. 개인 조리대는 전체 조리 과정을 익힐 수 있는 핵심 실습장비다. 하나의 조리대를 3, 4명이 팀을 이뤄 이용하는 조별 실습은 조리 과정의 일부분밖에 배울 수 없어 개인 실습을 따라잡을 수 없다.

서울 특급 호텔 요리 경력 20년의 조리기능장 김헌철 교수와 ‘수원갈비’ 명인 이재규 교수, 식·음료 전문가이자 푸드코디네이터인 서경도 교수가 일대일 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자신의 기량을 전수하고 있다. ‘초밥의 달인’인 일식집 ‘가매’ 대표 안유성 씨 등 겸임교수도 4명이나 된다. 서울 반얀트리호텔, 하얏트호텔의 주방장을 매주 화, 수요일에 초빙해 특강을 듣는다. 요리경연대회를 앞두고는 몇 개월 전부터 교수와 학생들이 머리를 맞대고 메뉴를 개발하고 자체 품평회를 여는 등 실전 감각을 익힌다.

훌륭한 요리를 위해서는 셰프의 솜씨도 중요하지만 좋은 식재료가 뒷받침돼야 한다. 그런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 서 교수는 “학생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학과 운영비 대부분을 실습용 식재료 구입에 쓰고 있다”며 “일부 학생에게는 개인 조리복과 칼 세트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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