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년 늦은 입학, 최 할머니 “한글이라도 깨우치고 싶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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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3월 18일 00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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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년 늦은 입학(출처=신양초등학교 제공)
61년 늦은 입학(출처=신양초등학교 제공)
‘61년 늦은 입학’

61년 늦은 입학을 하게 된 할머니의 사연이 네티즌의 잔잔한 울림을 안겼다.

지난 13일 신양초등학교 강당에서 특별한 2015학년도 추가 입학식이 개최됐다. 이 학교는 일정보다 2일 먼저 입학식을 치렀는데 1학년생 13명과 같이 공부하게 될 최순근 할머니를 위한 특별한 입학식을 위함이다. 최 할머니는 61년 늦은 입학을 하게 됐다.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행사에는 최순근 할머니의 가족과 학생, 교직원들은 물론 축하 꽃다발을 들고 달려온 최동학 면장을 비롯한 내빈들도 참석해 늦깎이 학생의 출발을 함께 축하해줬다.

1946년생으로 6·25전쟁과 가난한 시대를 살아낸 최순근 할머니는 열아홉 살 때 가정을 꾸렸지만, 형편은 여전히 나아지지 않았다. 이에 6남매를 낳아 키우면서 맞벌이를 하느라 자식들 입학식과 졸업식, 운동회에도 가지 못했다고 했다.

늘 학교에 대한 막연한 꿈을 품고 있던 최순근 할머니는 자녀들도 모두 출가하고, 지난해까지 유일한 농사처도 정비공사로 못 짓게 되면서 61년 늦은 입학으로 학교생활의 꿈을 이뤘다.

이날 입학식에서 최 할머니는 “배움의 때를 놓쳐 한글이라도 깨우치고 싶어서 학교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해당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최순근 할머니는 “텔레비전에서 노인네가 학교 가는 거 나오면 그렇게 부럽더라구. 서울 살면 나두 할 텐데 왜 시골은 그런 것도 없나 생각만 했다”면서 “우리 막내아들이 ‘엄마 진짜 학교 가겠냐’라고 묻더니만, 월차 내고 내려와서 같이 학교에 가서 알아봐주고 면사무소로 서류 떼러 갔더니 면장님이 직접 교육청에 전화해 다른 서류까지 처리해주시구 해서 하루 만에 일사천리로 되더라”라고 전했다.

한편 61년 늦은 입학을 한 최순근 할머니는 슬하에 6남매와 15명의 손자손녀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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