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주니어를 위한 칼럼 따라잡기]봉은사역이냐, 코엑스역이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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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한 선교회 교육생들이 절이 무너지길 기도하는 장면이 유튜브에 올랐다. 봉은사는 신라 원성왕 10년(794년)에 지어진 뒤 서산대사 사명대사 등 유명한 승려를 배출한 유서 깊은 사찰이다. 불교계를 중심으로 비난이 거셌다. 결국 교육생들은 봉은사를 찾아가 사과했다. 봉은사 주지였던 명진 스님은 종교 간 소통을 위한 토론회를 제안했다.

개통을 앞둔 서울 지하철 9호선 봉은사역의 명칭을 놓고 개신교 측의 반발이 거세다. 이들은 특정 사찰 이름 대신에 역 근처에 있는 코엑스 이름을 넣어 코엑스역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불교계에선 “코엑스는 30년도 안 됐지만 봉은사는 1200년이 넘은 문화유산”이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전국에 망월사 백양사 희방사 직지사 등 사찰 이름을 딴 역(전철 포함)이 많은데 왜 봉은사만 문제 삼느냐는 것이다.

한 웹사이트가 3일 실시한 의견 투표에선 52 대 48로 코엑스가 봉은사를 눌렀다. 오전까지 70 대 30으로 봉은사가 앞서다 뒤집힌 것은 조직적으로 사람들을 투표에 참여시켰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봉은사 측도 역명 결정 전 인터넷 조사 때 신도들의 참여를 호소했다. ㉠피장파장인 셈이다. 봉은사는 불교를 떠나 우리 전통문화의 일부다. 결정된 역명을 뒤바꾸면 불교계가 들고일어날 것이다. 이 문제가 종교 간 갈등으로 비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발씩 물러서 ‘봉은사역(코엑스)’으로 절충하면 어떨까.
▼ 1. 다음 중 본문의 내용과 맞지 않은 것을 모두 고르세요. ▼

① 봉은사는 서산대사 사명대사 등 유명한 승려를 배출한 유서 깊은 사찰이다.

② 코엑스는 지어진 지 30년이 넘었다.

③ 전국에 사찰 이름을 딴 역(전철 포함)이 많다.

④ 한 웹사이트가 실시한 의견 투표에선 봉은사가 코엑스를 눌렀다.

2. 본문에서 “개신교와 불교 모두 ㉠피장파장이다”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피장파장’의 의미를 넣어 그 이유를 설명해보세요.

3. 다음 두 학생의 대화를 읽고, 자신이 누구의 의견에 동의하며 그 이유는 무엇인지 500자 이내의 짧은 글로 적어보세요.

지민: 봉은사역 대신 코엑스역으로 이름 붙여야 해. 특정 종교와 관련된 장소의 이름보다는 많은 사람이 찾는 이 지역의 대표적인 공공시설의 이름을 역명으로 정하는 것이 더 좋지 않겠어? 지하철 9호선은 향후 강남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연결된대. 봉은사보다는 코엑스라는 이름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오는 외국인들에게 더 기억되기 쉬울 거야.

정호: 봉은사는 유서가 깊은 사찰이야. 코엑스는 지어진 지 30년도 안 됐지만 봉은사는 1200년이 넘은 문화유산이지. 먼 옛날부터 봉은사는 지역의 중심사찰이자 민중들의 의지가 되는 장소였어. 해당 지역의 전통문화와 역사적인 사실을 생각한다면 코엑스역보다는 봉은사역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해.

김보민 동아이지에듀 기자 gomin@donga.com
#봉은사역#코엑스역#개신교#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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