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전교조… 조합원 5만명중 20代는 985명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3일 03시 00분


2014년 조합원 수 9년새 41% 줄어, 40代이상 68%… 신규가입 거의안해
2030교사들 “정치투쟁 부담” 외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 수가 최근 9년 사이 40% 이상 급감했으며, 특히 20대 교사들은 물론이고 신규 가입자도 적어 세대교체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가 2일 확인한 전교조의 ‘조합원 인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교조 조합원 수는 5만3208명(2014년 10월 기준)이었다. 이는 2005년 9만857명에 비해 41.4%가 감소한 것이다.

이번 보고서는 전교조 창립 25주년을 맞아 작성된 것으로, 2005년 이후 첫 조사다. 2014년 기준 전국 유치원 및 초중고교 교원 수는 48만8000여 명으로 전교조 조합원은 전체 교원의 10.9%다. 특히 20대 교사의 전교조 외면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가 파악된 조합원 3만9798명 가운데 40대 이상은 2만7103명으로 68.1%를 차지했고, 20대는 985명으로 2.5%에 불과했다. 전체 교원 가운데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17.8%였다.

조합원 수가 급감한 것은 신규 조합원 가입이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전교조는 보고서에서 “조합원의 정년이나 탈퇴로 인한 감소를 상쇄할 만큼 신규 조합원의 가입이 많지 않다”며 “조합원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전교조의 가장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

젊은 교사들이 전교조를 기피하는 것은 강경투쟁 노선에 대한 부담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학교 교사 박모 씨(32)는 “정치적으로는 진보 성향이고 전교조 주장에 공감하는 면이 많지만 전교조에 가입하면 강경파로 낙인찍힐까 봐 가입하지 않았다”고 했다. 경상대 정진상 교수가 2006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신임 교사가 전교조에 가입하지 않는 이유로 ‘전교조 활동이 너무 정치적이고 과격해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그럼에도 전교조는 이번 보고서에서 강경 투쟁 노선이 조합원 확보에 유리하다고 분석해 현실 인식의 한계를 보였다. 문건은 “2013년 이후 가입 조합원은 ‘전교조 탄압 국면에 힘을 보태기 위해’ 가입했다는 조합원이 26.1%에 달했다”며 “최근의 대정부 투쟁이 오히려 신규 조합원 확보에 유리한 조건을 창출한 역설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한 전교조 조합원은 “전교조에는 좋은 교육을 위해 고민하는 교사들이 많은데도 부정적인 면이 강조된 것은 집행부가 정치적 투쟁에만 매몰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전교조#조합원#신규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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