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술자리가 잦았던 직장인 A 씨(42)는 말 못할 고민이 생겼다. 근무시간에 자리에 앉아 있기가 거북할 정도로 항문 통증이 심해졌다. 배변할 때마다 선홍빛 출혈이 있었고 덩어리가 돌출돼 일상생활이 힘들었다. 병원을 찾아 진료한 결과 다행히 수술까지는 필요 없어 간단한 처치 후 퇴원할 수 있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겨울철(12월∼이듬해 2월)에 치질로 진료 받은 환자 수가 가을철(9∼11월)에 비해 50%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0세 이상에서는 절반 이상이 치질로 불편을 겪을 정도라 ‘국민질환’이라고 할 만하다. 치질이 겨울철에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낮은 기온으로 인해 모세 혈관이 수축되고 혈액 순환 장애가 발생하면서 외부로 노출된 항문의 근육과 피부를 변성시켜 항문 점막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과음 후 알코올 성분이 말초 정맥의 팽창을 초래해 항문 주위의 혈관으로 피가 급격히 몰려 항문에 출혈이 생기고 덩어리가 만져지는 이른바 ‘급성 혈전성 치질’로 발전하기 쉽다.
치질을 수술로 치료하는 방법은 늘어지는 항문 혈관을 묶어주고 주변의 결체 조직을 절제하는 치핵 절제술이 일반적이다. 인하대병원에서는 원형자동문합기를 이용한 치핵근치술을 시행해 수술 후 합병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 덕택에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평가받는다. 치질 예방을 위해서는 올바른 배변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능하면 화장실에서 독서나 휴대전화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또 10분 이상 머물지 말아야 한다.
배변 시 과도한 힘을 주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배변 후에는 물을 이용해 세정하는 것이 좋다. 잘못된 식습관 개선도 필요하다. 너무 짜거나 매운 음식, 과도한 음주는 피하고 변비가 생기지 않도록 식이섬유와 충분한 수분 섭취를 권한다. 배변 시 항문 통증이 없더라도 항문 출혈이 있거나 덩어리가 만져지면 신속히 전문의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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