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한 경찰서에서 대리사격” 투서에 CCTV 분석해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9일 11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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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1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부산경찰특공대 사격장. 부산 연제경찰서 경무과 소속 경찰관 2명이 사격대 주변을 정리하고 있었다. 연제경찰서 소속 경위 이하 직원들이 하반기 사격 평가를 마치고 돌아간 직후였다. 잠시 뒤 주위를 둘러보던 이들은 각각 권총을 든 채 표적 방향으로 슬금슬금 걸어갔다. 15m 길이의 사격장 중간쯤에 도착한 이들은 표적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잠시 뒤 이들은 표적지를 수거해 사라졌다.

한 달여 뒤 부산경찰청 청문감사관실에 ‘한 경찰서에서 대리 사격을 했다는 얘기가 돈다’는 내용의 투서가 접수됐다. 감찰반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상·하반기에 시행된 모든 사격 평가 현장의 폐쇄회로(CC)TV를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연제서 직원들의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감찰 결과 연제서 소속 경찰관 10명이 사격 시험을 지휘 통제했던 경무과 동료 2명에게 대리 사격을 부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10명의 계급은 모두 경위였고 대부분 40, 50대 직원들이다. 사격 점수는 연말 인사 고과에 영향을 미친다. 부산경찰청은 이르면 20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대리 사격에 연루된 12명의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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