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대]‘1만시간의 성공법칙’ 근성으로 짬뽕-탕수육 ‘달인’에 우뚝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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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비가푸드 권혁남 대표

《 “갑을 관계가 새롭게 설정돼야 합니다. ‘상생’이라는 기업철학만이 지속성장을 가능하게 합니다. 고객에게는 ‘맛있는 음식점’으로, 가맹점주들에게는 ‘고마운 본점’으로 남고 싶습니다.”

‘이비가’라는 짬뽕 브랜드로 한 점포에서만 하루 매출액 1000만 원이라는 신기록을 세운 ㈜이비가푸드 권혁남 대표(49). 그는 자신이 개발한 짬뽕에 대해 “맛있는 음식에는 자꾸 입이 간다고 해서 그냥 ‘이비가’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불과 3년 전 대전에서 ‘이비가’라는 짬뽕브랜드를 만들어 12월 현재 전국 61개의 가맹점, 가맹점 계약 50여 건을 기록한 권 대표의 회사 운영철학이 최근 경기불황 속에 예비 창업자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이비가 짬뽕’을 명품 음식의 반열에 올려놓은 이비가푸드 권혁남 대표. 그는 ‘상생’ 경영으로 가맹점주들에게 ‘고마운 본점’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이비가 짬뽕’을 명품 음식의 반열에 올려놓은 이비가푸드 권혁남 대표. 그는 ‘상생’ 경영으로 가맹점주들에게 ‘고마운 본점’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한 분야 1만 시간의 투자

“이름이야 부르기 쉽지만 이 같은 브랜드가 나오기에는 정말 힘든 시간이 있었습니다.”

권 대표의 이력은 특이하다.

‘당신이 머문 자리는 아름답습니다’라는 화장실 문구의 주인공인 그는 올 1월 한 방송사의 인기프로그램인 ‘생활의 달인’에 출연했다. 이 프로그램 415회는 전국 최고의 탕수육 ‘최강달인’을 뽑는 자리였다. 그는 조리복을 입고 출연해 48년 중화요리계의 ‘살아있는 전설’을 상대로 로 경합을 벌여 ‘왕중왕’으로 선발됐다. 쫀득한 떡에 싸먹는 듯한 식감의 찰쌀탕수육으로 최강달인이 된 것. 권 대표는 앞서 이 프로그램 355회 방영분인 짬뽕 맛 최고를 뽑는 경합에서 ‘짬뽕달인’으로도 선정됐다.

유통업계에 몸담아 왔던 소상공인이 하루아침에 짬뽕과 탕수육의 전국 최고 달인인 된 것에 대해 주변에서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는 주변에 ‘1만 시간의 성공법칙’을 꺼내 들었다.

“어떤 분야든 전문가가 되려면 한 가지 일에 적어도 1만 시간은 투자를 해야 합니다. 나 자신도 평생에 걸쳐 ‘맛’에 대해 고민해왔고 그러한 고민들이 총 결집되어 지금의 자리에 왔습니다.”

그는 자신 만의 짬뽕을 개발하기 위해 1만 시간을 투자했다고 덧붙였다. 하루 평균 8시간 전부를 투자했다고 가정할 경우 꼬박 3년이 걸린 셈이다.

그의 이 같은 선정은 ‘이비가 짬뽕’을 일약 스타덤으로 끌어올렸다.

‘가맹점이 살아야 본사가 생존’

그의 짬뽕은 가맹점 개설로 이어졌다. 대전 유성구에 있는 본점은 하루 매출이 1000만 원을 넘어섰고, 이어서 생긴 대전시청점은 하루 750만 원을 기록하는 등 매일 대박행진으로 이어졌다.

하루 1000만 원 매출은 중소형 요식업계에서는 ‘꿈의 매출’로 불린다. 좌석 60개를 기준으로 좌석당 하루 20회 회전, 즉 1200명(짬뽕 기준 1인 8000원)이 다녀갔다는 얘기다.

이 같은 배경에는 권 대표의 경영철학과 운영능력, 그리고 음식에 대한 열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듯했다. 인기몰이가 계속되고 있지만 그는 인구 157만 명의 대전에 가맹점을 9개만 내줬다. 인구 17만4000명에 한 개꼴이다. 브랜드는 다르지만 인구 1300명당 한 개꼴인 치킨집에 비하면 희소성이 100배 이상이다.

지금도 대전에서만 가맹점을 내달라는 요구가 50여 건에 이르지만 그는 ‘가맹점이 살아야 본사가 산다’는 원칙을 깨지 않았다. 가까운 친척부터 ‘사돈의 팔촌’까지 선을 댔지만 권 대표는 손사래를 쳤다.

가맹점 식당 안으로 들어서면 이색적인 문구도 눈에 띈다. ‘음식은 건강이고 과학이며 예술이다’라는 슬로건이다.

그가 이 같은 문구를 내건 것은 화학조미료(MSG)를 빼고 천연조미료를 사용한 웰빙 짬뽕을 만들고 있다는 점. 독특한 육수에 대해선 특허까지 등록했다.

권 대표는 가맹점 수 제한은 물론이고 가맹점주들로만 구성된 ‘이비가짬뽕 발전협의회’도 구성했다. 모든 중요한 결정은 발전협의회를 통해 결정한다.

그는 올 1월 대전 서구 월평동에 신사옥을 마련하고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충남 공주가 고향인 그는 ‘지역사회와 나눔을 통해 함께하는 고객 행복경영을 실현했다’는 공로 등으로 지난해 제1회 ‘대한민국 사랑받는 기업’(중소기업청장상)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50여 개 점포가 추가 계약한 상태이지만 아무리 가맹점을 내달라고 요구해도 내년에는 200개 이상 넘기지 않을 생각입니다. 서로 적당히 먹고 살아야지요.”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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