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서천 봉선리서 백제 천제단 유적 발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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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기 중후반 제단으로 추정… “청동기∼조선 유적으로 가치 높아”

천제단이 발견된 충남 서천군 시초면 봉선리의 유적. 오른쪽 앞쪽의 야산의 정상 부근이 천제단이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제공
천제단이 발견된 충남 서천군 시초면 봉선리의 유적. 오른쪽 앞쪽의 야산의 정상 부근이 천제단이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제공
백제인들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장소로 추정되는 ‘천제단’ 유적이 충남 서천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은 서천군 시초면 봉선리 유적(사적 473호)에 대한 시굴조사 과정에서 5세기 중후반쯤의 백제시대 대형 제단을 발견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유적의 야산 능선 정상에 자리한 풍정리 산성이 제단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곳은 백제시대에 축조된 토성으로만 알려져 왔다.

조사지역의 동쪽 구릉에서는 정상부를 포함한 방단의 제단 형태가 확인됐다. 서쪽의 가지 능선 등은 제단지원 구역으로 분리돼 있었다. 이 지원 구역 일원에서는 백제시대 수혈주거지(지면에서 30∼100cm 깊이로 넓게 구덩이를 파고 만든 집터) 5기와 저장시설로 추정되는 목곽 창고도 확인됐다. 수혈주거지에서는 제례에 쓰였던 것으로 보이는 발이 세 개 달린 삼족기와 뚜껑이 덮인 접시(개배) 등의 유물이 출토됐다.

봉선리 유적지는 2003년 서천∼공주 간 고속도로 조성을 위해 사전 문화재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생활 및 분묘 유적이다. 청동기시대부터 마한과 백제, 조선시대까지 조성된 복합 유적이어서 연구 가치가 높다. 이번에 풍정리 산성이 제례 시설로 확인됨에 따라 추후 진행될 조사 결과에도 관심이 높다.

자문위원인 박순발 충남대 교수는 “서천지역에서 최초로 확인된 백제시대 제사유적이란 점에서 역사적 의의가 있다. 앞으로 체계적인 발굴조사를 통해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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