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뉴욕공항 적용 대한항공 매뉴얼엔 ‘견과류’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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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땅콩회항’ 부른 매뉴얼 보니
보안상 항공기 문 닫히기 전까지 주류-음식 카트 못여는 공항 해당
‘음료 위주로 서비스’ 지침이 전부
카트오픈 공항 매뉴얼, 견과류 있지만 ‘승객의향 먼저 물어야’ 내용은 없어

일명 ‘땅콩 회항’ 사건 당시 승무원이 매뉴얼대로 견과류를 서비스했는지에 대해 대한항공과 승무원 측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정작 매뉴얼에는 관련 규정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아일보가 14일 확보한 대한항공 ‘캐빈(Cabin) 서비스 매뉴얼’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과 같은 공항에서는 ‘주류(酒類)를 제외한 음료 위주로 개별 주문 받아 서비스한다’는 게 지침의 전부다. 견과류 관련 내용은 아예 나와 있지 않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40·여)이 승무원을 질책한 이유는 ‘견과류를 봉지째 보여주면서 의향을 물었기’ 때문이다. 그는 매뉴얼에 따르면 승객에게 견과류를 가져다줄지 의향을 먼저 물어본 뒤 견과류를 종지에 담아 서비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 공항은 보안 규정에 따라 항공기 문이 닫히기 전까지 주류와 음식을 담아놓는 실(seal·카트의 봉인)을 열 수 있는 곳(실 오픈 가능)과 열지 못하는 곳(실 오픈 불가)으로 나뉜다. 케네디 국제공항은 ‘실 오픈 불가’ 공항이다.

견과류 관련 규정은 ‘실 오픈 가능’ 공항 매뉴얼에만 보인다. 그마저도 ‘너츠(견과류)는 원하시는 승객에게 갤리(기내에서 음식물을 준비하는 공간)에서 종지에 담아 준비하여 칵테일 냅킨과 함께 음료 왼쪽에 놓는다’고 써 있다.

이 규정을 따른다고 해도 조 전 부사장의 주장처럼 승객의 의향을 먼저 물어야 한다는 내용은 없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매뉴얼이 명시적이지 않은 것은 맞다”면서도 “견과류에 알레르기가 있는 등 싫어하는 승객이 있을 수 있어 일단 먼저 물어보는 것이 맞는 절차”라고 주장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뉴욕공항#대한항공 서비스 매뉴얼#땅콩 회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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