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리턴’ 조현아 사퇴, 익명보장 앱에 올라온 사건 당시 상황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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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12월 11일 0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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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리턴’ 조현아. 사진=동아일보
‘땅콩리턴’ 조현아. 사진=동아일보
‘땅콩리턴’ 조현아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40)이 ‘땅콩리턴’ 사건으로 결국 사표를 제출한 가운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블라인드’의 대한항공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 주목을 받고 있다.

5일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의 대한항공 게시판에는 ‘내려!’라는 제목의 글(사진)이 올라왔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회사 내부 e메일로 인증받은 사람만 사용할 수 있다.

‘Mf****’라는 이름으로 작성된 465자짜리 글은 5일 0시 50분(현지 시간)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공항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는 대한항공 KE086편(A380 기종) 항공기에서 있었던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리턴’ 사건을 신속하게 대한항공 직원들에게 전달했다. 직원들은 “기가 막힌다” “바깥에 알리자”라는 댓글을 다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고, 결국 사건의 전말이 외부로 알려지게 됐다.

이른바 ‘땅콩리턴’ 사건은 조현아 부사장이 견과류 서비스 방식이 규정에 맞지 않는다며 항공기를 되돌려 승무원을 내리게 한 것으로, 이 때문에 해당 여객기는 다시 탑승구로 돌아가는 ‘램프리턴’을 해 10분 정도 늦게 출발했다.

이 사건이 보도되자 조현아 부사장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졌고, 대한항공 측은 “승무원(사무장)이 규정과 절차를 무시했고, 매뉴얼 사용법조차 모른 채 변명과 거짓으로 둘러댔으며, 이에 대한 지적은 당연한 것”이라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 일의 잘못을 승무원에게 돌리는 식의 해명으로 오히려 화를 키웠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9일 파리 출장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하자마자 임원회의를 열고 큰딸인 조현아 부사장의 보직 사퇴를 결정했지만, ‘무늬만 사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결국 조현아 부사장은 10일 ‘땅콩리턴’ 사건을 책임지겠다며 사표를 제출했다. 대한항공은 “조현아 부사장은 전날 회사의 보직해임 조치에도 불구하고 본인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고 조직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10일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다만 계열사 대표 직위는 어떻게 할지 밝히지 않았다.

한편 참여연대는 조현아 부사장이 당시 승무원들에게 욕설을 했다는 내용을 복수 제보자에게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이날 오후 2시 서울서부지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현아 부사장이 흥분한 상태에서 먼저 여승무원에게 고함을 지르며 욕설을 퍼부어댔다”며 “이어 선배 격인 사무장이 ‘죄송합니다. 저희 잘못입니다’라고 설명하니까 ‘너는 또 뭐냐’며 욕설과 고함을 퍼부었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밝혔다. 또 “서울에 도착한 사무장을 회사 사무실에 불러 거짓 진술을 강요하고 경위서를 받았다는 진술도 있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서울서부지검에 조현아 부사장을 항공법 및 항공보안법 위반,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강요 등의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르면 이번 주에 조현아 부사장을 불러 직접 조사하는 한편으로 탑승객들을 상대로 진상 파악에 나서기로 했다. 전날까지 기장, 사무장 등 8, 9명을 조사했지만 이들의 진술만으로 사실관계를 확정짓기 어렵다고 판단해 조사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조사가 끝날 때까지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땅콩리턴’ 조현아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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