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두달 박완수 인천공항공사 사장
“환승객 개장후 첫 감소에 정신 번쩍… 中환승 패키지-사용료 인센티브 등
민관TF ‘제2도약’ 프로젝트 준비… 2015년 제2여객터미널 차질없이 준비”
박완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지난달 31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거둔 실적에 안주하지 않고 경영 혁신을 통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공항 기업으로 발전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박완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59)은 요즘 매일 오전에 열리는 임원회의에서 ‘허브공항’을 가늠하는 중요 지표인 환승객 추이를 세심하게 들여다본다. 2001년 문을 연 인천국제공항의 환승객은 지난해 771만 명을 기록하는 등 매년 평균 10% 이상 늘었다. 하지만 올 1∼10월 환승객이 지난해보다 39만 명이나 줄어 동북아 허브공항의 경쟁력에 비상등이 켜졌다.
박 사장은 지난달 내한한 미국의 메이저 항공사인 델타항공 사장을 만나 노선 확충을 제안해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 이어 인천공항에 취항한 국내외 항공사 임원들과도 최근 잇달아 접촉했다. 관광수요가 많은 중국 베이징과 광저우, 쿤밍 등을 찾아 환승객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10월 7일 취임한 박 사장에게서 인천국제공항의 주요 현안과 개발사업 등 계획을 들어봤다.
―올해 환승객이 줄어든 원인은….
“경쟁 공항인 중국 베이징공항이 올해 직항노선을 14.5%나 늘렸다. 국내선 위주로 운영하던 일본 하네다공항도 국제선을 매주 385회에서 539회로 확충했다.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잇는 길목에 자리 잡은 두바이공항이 세계 260여 도시를 취항하는 폭넓은 노선을 토대로 환승객을 대거 끌어들였다.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본다. 그럼에도 인천국제공항 전체 여객은 지난해보다 약 200만 명 늘어난 4400만 명 안팎을 예상하고 있다.” ―그래도 활성화 대책이 있어야 할 텐데….
“환승객을 만회하고, 여객을 늘리기 위해 국토교통부와 항공사, 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를 꾸려 장단기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우선 중국 시장의 환승마케팅을 강화한다. 중국 항공사와 여행사 등을 상대로 환승 패키지 상품을 개발하고, 새로 취항하는 항공사에 공항 사용료를 할인해주는 인센티브 등을 대폭 강화하겠다.” ―김포공항이 국제선을 늘려 인천공항 허브화 정책에 배치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가 국가적 차원의 경제성과 국민 편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본다. 다만 세계 각국은 중복 투자를 피하기 위해 1개 공항에 노선을 집중하는 허브화 전략을 펴고 있다. 노선이 분산되면 허브공항의 경쟁력이 떨어져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인천국제공항에 반가운 소식도 들려온다. 20일 파라다이스그룹이 1조3000억 원을 들여 공항이 소유한 국제업무지구 내 땅(33만 m²)에 복합리조트인 ‘파라다이스시티’ 건설 사업에 들어간 것이다. 인천공항공사는 2030년까지 공항 주변 977만여 m² 터를 복합도시로 개발하는 ‘에어시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카지노를 비롯해 쇼핑몰 호텔 등을 지어 외국인 관광객과 환승객을 유치할 계획이다. 지난해 착공한 인천공항 3단계 건설 사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내년 인천국제공항의 가장 큰 현안은 무엇인가.
“2017년까지 4조9000억 원을 들여 제2여객터미널(면적 38만4000m²)과 부대시설을 건설하는 3단계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해야 한다. 제2여객터미널이 문을 열면 인천공항은 연간 여객 6200만 명과 화물 580만 t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당초 계획대로 추진해 2017년에는 환승객 1000만 명, 여객 5000만 명 시대를 열겠다.”
―공항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라고 들었다.
“그동안 세계 공항 서비스평가(ASQ)에서 9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인천국제공항의 운영 노하우를 주로 수출해왔지만 앞으로 국내 건설회사와 손잡고 외국 공항 건설사업에도 참여할 것이다. 또 세계 공항 종사자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서비스훈련기관이나 국제 대학을 유치할 생각이다.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이용할 공용 정비고를 짓고 외국 항공사의 화물터미널을 인수해 공격적인 시설투자로 항공물류 시장을 개척하고 싶다.”
박 사장은 행정고시 23회 출신으로 경남도 공무원, 민선 제4∼6기 창원시장 등을 지낸 행정전문가다. 그의 경영 방침이 궁금했다. “인천국제공항은 900여 곳에 이르는 상주기관과 협력업체가 모여 함께 일하는 경제구조를 갖추고 있다. 시장을 세 차례 연임하며 쌓은 갈등조율과 조직관리, 투자유치 경험을 살려 편리하고 안전한 허브공항을 만들어 인천국제공항이 제2의 도약기를 맞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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