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신고 받지 않아도 미리 찾아 소통하는 부산경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일 03시 00분


다양한 시도로 시민에게 친근감 줘… 미래부 소셜미디어 공공부문 大賞
“SNS 스토리텔링, 범죄예방 효과 내”

시민들의 안심 귀가를 돕고 112 홍보를 위한 범죄 예방 개념을 적용한 112 스마트 보안등 시스템 ‘마! 라이트’. 부산경찰청 제공
시민들의 안심 귀가를 돕고 112 홍보를 위한 범죄 예방 개념을 적용한 112 스마트 보안등 시스템 ‘마! 라이트’. 부산경찰청 제공
#1. 어두운 골목길에 사람이 지나가면 길바닥에 ‘마’라는 글자와 함께 포돌이 빛이 나타난다. 벽면에는 ‘짜장면·번개보다 빠른 부산경찰’이란 문구의 가로 40cm, 세로 70cm의 표지판이 눈에 띈다.

부산경찰이 범죄 예방을 위해 최근 ‘인마’를 줄여 고안해낸 ‘마! 라이트’ 112 스마트 보안등 시스템이다. 이 보안등은 평상시 2.7m 높이에서 불을 밝히다가 사람이 지나가면 인체감지센서가 반응하면서 바닥에 ‘마’라는 글자와 포돌이 실루엣이 지름 1.3m 원형에 자동으로 그려진다. 부산경찰청은 부산진구 양정동 양지골 마을 등 두 곳에 설치한 이 보안등을 범죄취약지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2. 추석을 앞둔 9월 초 10년째 불량식품을 흡입한 여자 경찰이 개그맨 이국주로 변신해 ‘식탐송’을 부르는 영상이 부산경찰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공개됐다. 그는 “추석 명절 틈타 먹을 걸로 장난치는 니들, 잡아서 내가 호로록 때릴 거야. 호로록” 하며 코믹한 모습으로 호통을 쳤다. 경찰 제복을 입은 그의 생생한 표정과 우스운 모습은 공개 하루 만에 노출 건수가 100만 건에 달했다. 누리꾼들은 “부산경찰과 이국주의 콜라보(공동출연) 참 재미있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추석 명절을 틈타 악덕업자가 기승을 부릴 것이 우려되자 이 씨를 홍보대사로 위촉한 부산경찰이 만들어낸 패러디였다.

#3. 수능시험 100일 전 사하구 다대고 3학년 4반 교실에 난데없이 경찰이 들이닥쳤다. 명목은 ‘청소년 일탈방지 선도교육’이었지만 진짜 목적은 수험생 소원 들어주기였다. TV 모니터를 통해 교육영상을 보던 학생들은 갑자기 화면이 흐려지면서 학부모 영상이 등장하자 깜짝 놀랐다. 학부모들은 영상편지로 딸들에게 미안함을 표현했고 학생들은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흘렸다. 이 이벤트는 부산경찰이 페이스북 10만 명 돌파 기념 소원 들어주기 공모를 통해 다대고·학부모와 사전 협의해 준비했다. 축하공연까지 곁들인 이벤트는 ‘수능 대박’을 기원하며 통닭을 전달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차별화된 콘텐츠로 시민 눈높이 치안활동을 펼치고 있는 부산경찰이 스마트 경찰로 인정받고 있다.

부산경찰청은 최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인터넷소통협회가 주관하고 미래창조과학부가 후원한 2014 대한민국 소셜미디어 대상에서 공공 부문 대상을 받았다. 전국 공공기관과 기업 등 860개 기관 중 인터넷소통지수를 기반으로 5000여 명의 고객패널 평가와 전문가의 진단을 종합한 결과여서 의미가 크다.

또 한국광고PR실학회가 선정한 올해의 광고상에서 스마트광고상을, 한국소셜콘텐츠진흥협회 주관 제4회 대한민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대상에서 공공기관 대상을 받는 겹경사가 났다.

부산경찰청 SNS는 페이스북 12만 명, 카카오스토리 14만 명, 트위터 3만 명 등 총 29만여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에게 재미와 교훈을 가미한 사건 소개, 현장 감동사례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소통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이금형 부산경찰청장은 “SNS를 통해 늘 든든한 경찰이 곁에 있다는 메시지로 범죄예방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미래부#부산 경찰#소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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