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전사, ‘포로체험’ 질식사 이어 이번엔 ‘전기고문’ 등 가혹행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5일 10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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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포로체험 훈련을 하다가 부대원이 사망했던 특전사령부에서 이번엔 '전기고문식' 가혹행위를 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15일 육군 관계자에 따르면 제1공수특전여단 이모 중사(30)는 2012년 4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박모 하사(22)와 김모 하사(21)에게 5, 6회에 걸쳐 휴대용 무전기에 쓰이는 비상전원 발전기를 입술에 갖다대는 가혹행위를 했다. 비상전원 발전기는 전원 공급이 끊겼을 때 사용하는 보조장비다. 이 중사는 일을 잘 못하고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다는 이유로 가혹행위를 했고, 그 때마다 피해자들은 온몸에 전류가 흐르는 고통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사를 두려워 한 피해자들은 1년 넘게 신고를 하지 않다가 지난해 특전사에서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관련 사실을 신고했다.

특전사는 일반 병사가 아닌 간부들을 모집해서 구성한 부대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군내 가혹행위가 사병뿐만이 아니라 간부들 사이에서도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 중사는 전기고문 가혹행위 외에 한모 하사(22)를 2012년 1월부터 올 7월까지 10여 차례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특전사 헌병대는 신고사실을 접수한 뒤 이 중사를 구속해 조사했으며 이달 5일 사건을 군 검찰에 넘겼다.

특전사는 이달 2일 제대로 훈련 매뉴얼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부대원에게 통풍이 되지 않은 주머니를 머리에 씌우고 결박해 포로훈련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2명이 질식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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