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롯데월드 추석前 개장’놓고 서울시-롯데 막판 줄다리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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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km 연결도로’ 공사비 신경전

서울 잠실의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사용 승인을 놓고 서울시와 롯데가 막바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교통 체증 완화를 위해 건설 중인 인근 도로의 공사비를 누가 댈 것인지가 쟁점이다.

롯데그룹의 고위 관계자는 11일 “서울시가 지시한 82건의 안전 및 교통대책 보완 사항을 한 가지(도로 공사비)만 빼고 모두 완료했다”며 “서울시가 정한 기한인 18일보다 빠른 이달 14일 전까지 보완대책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는 추석 전후에 문을 여는 것을 목표로 이번 주 내에 서울시와 협의를 끝낼 방침이다. 입점이 예정된 H레스토랑은 아르바이트 직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롯데가) 9월 11일에는 문을 열 수 있다고 하니 8월 말로 예정된 직원교육에 참여해 달라”고 통보하기도 했다.

하지만 매장 인근 도로의 공사비 문제가 쟁점이 되고 있다. 해당 도로는 잠실주공5단지∼장미아파트 뒷길을 연결하는 1.12km가량의 올림픽대로 하부도로 구간. 이 도로는 제2롯데월드 유입 차량들로 인한 교통체증을 막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롯데와 서울시는 원래 2010년 이 구간의 절반가량인 520m를 지하화하는 데 드는 비용 480억 원을 롯데가 내는 것에 합의했다. 공사비는 이후 설계변경으로 인해 680억 원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도로 인근에 사는 주민들이 소음과 분진이 우려된다며 민원을 제기하자 서울시가 지하구간을 800∼900m로 확장하고 전체 구간공사를 요구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전체 구간 공사비용은 약 1100억 원이다.

롯데는 “민원으로 인한 재정부담을 기업에 떠넘기는 것 아니냐”며 “이미 주변 교통 분야에만 47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해 부담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건축기획과 관계자는 “교통체증을 유발한 쪽이 비용을 내는 것이 맞다”며 “빨리 협의를 해야 제2롯데월드가 완공되는 2016년까지 도로공사를 끝낼 수 있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안전이 더 걱정이다. 잠실 레이크팰리스 입주자대표회의는 5일 송파구에 공문을 보내 제2롯데월드에 대한 정밀 안전점검 결과를 주민들에게 통보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는 “잠실 주변에서 버스를 타지 말자”, “싱크홀이 늘어날 것이다”와 같은 ‘괴담’이 퍼져 있다. 홍성룡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서울시나 송파구가 안전점검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임시 사용승인을 해주면 소송 등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울시가 보완을 요청한 것은 본질적인 안전설계와 관련한 것이 아닌 △관광버스 승하차 공간 확보 △재해 유형별 대응 매뉴얼 보완 등이라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롯데 측은 뒤늦게 국내외 외부 전문가에게 싱크홀과 지반침하 문제에 대한 용역을 의뢰했지만 이 결과는 올해 말에나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롯데가 보완책을 모두 내놓는다고 해도 저층부의 임시개장이 가능할지는 단정할 수 없다. 서울시 건축기획과 관계자는 “시민자문단이 롯데가 제출하는 보완책을 다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kimhs@donga.com·권기범 기자 맹서현 인턴기자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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