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퍼컴퍼니까지 세워 11억 뒷돈 챙긴 정부연구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4일 03시 00분


코멘트

IT지원금 특정업체 몰아주고 뇌물 받아 외제차-해외여행
미래부 산하 NIPA 직원 구속기소

정보기술(IT) 사업의 정부출연금을 특정 업체에 몰아주고 뒷돈을 챙긴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연구원들이 잇따라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3부(부장 문홍성)는 사물인터넷(IoT) 사업의 정부출연금을 끌어다주는 대가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업체 5곳으로부터 뒷돈 11억1000만 원을 챙긴 NIPA 책임연구원 김모 씨(38) 등 연구원 2명과 업계 관계자 9명을 구속기소했다고 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 씨는 IoT 사업팀의 책임연구원으로 재직하며 사업비를 부풀려 책정한 뒤 U소프트 등 IT업체들과 짜고 사업 주관기관이나 하청업체를 선정하고 뒷돈을 챙겼다. IoT는 미래부가 연간 130억∼155억 원을 출연해 업체들에 지원하는 유망 신기술로 전문가가 아니면 사업비가 적정한지를 판단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김 씨처럼 소수의 담당 연구원들이 사업 계획 수립과 업체 선정, 관리 및 감독에 폭넓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다. 같은 팀 선임연구원 선모 씨(40)와 인천정보산업진흥원 IT융합진흥부장 이모 씨(39)도 비슷한 방식으로 업체로부터 각각 1억4000만 원과 2억9000만 원을 챙겼다.

김 씨는 자금 추적을 피하기 위해 친척 명의로 페이퍼컴퍼니(서류상으로만 있는 회사) I사를 세운 뒤 사업 주관기관으로 선정된 업체가 I사를 하청업체로 선정하게 해 용역 대금 명목으로 뇌물을 받아 챙겼다. 김 씨와 선 씨는 이렇게 챙긴 뒷돈으로 재규어 등 고가 수입차를 타고 해외 골프여행을 다니는 등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긴 것으로 전해졌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페이퍼컴퍼니#뇌물 수수#미래창조과학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