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전역뒤의 일”… 책임없다 발뺌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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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윤일병을 구하라]
李상병 아버지 충격으로 몸져누워… 형은 동생 못지킨 자책감에 집 떠나

현재 이 상병의 가정은 ‘풍비박산’이 났다.

이 상병의 아버지는 사건의 충격으로 직장에 병가를 내고 몸져누웠다. 어머니도 사건 직후 하던 일을 그만뒀다. 주변의 권유로 얼마 전 다시 일을 시작했지만 한숨과 눈물은 멈추지 않는다. 이 상병과 가장 친했던 친형은 ‘동생을 지키지 못했다’는 생각에 집을 떠나 현재 고모 집에 살고 있다.

이 상병의 가족은 이런 고통 속에 살고 있지만 소속 부대에 대한 군 당국의 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육군본부 관계자는 “이미 전역한 병사여서 군에서 조사를 하지 않았고 자살 경위 조사는 경찰 쪽으로 넘어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상병이 자살한 시점이 전역 당일 오후 10시 40분경이었고 전역 당일까지는 전역병이라도 해당 부대에 책임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군이 무책임한 태도를 보인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또 군 관계자가 거짓 해명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이 상병이 자살한 직후 군 관계자는 한 언론에 “이 상병을 민간 병원 등에서 치료받도록 했다”고 밝혔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육군 본부 관계자는 “확인 결과 이 상병은 국군대구병원에서만 한 차례 치료를 받은 게 전부였다”고 밝혔다. 군에서는 “부모님과 10회 이상 전화와 면담을 통해 이 상병의 상태에 대해 의논했다”고 주장했지만 이 상병의 부모는 “군에서 우리를 부른 적도 없었으며 아들의 상태가 그 지경인 줄 알았다면 어떻게든 치료를 받게 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버지 이 씨는 “근본적인 치료도 이뤄지지 않았고 문제가 생기면 영창에 보내는 것이 전부였다”고 하소연했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군 가혹행위#이상병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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