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를 ‘치맥’ 중심도시로 만들어 봐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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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맥(치킨+맥주) 카면(그러면) 대구!”

김혜진 씨(32·여)는 20일 대구 치맥페스티벌이 열린 달서구 두류공원 야구장이 밤늦게까지 사람들로 붐비는 것을 보고 놀랐다. 김 씨는 “DJ쇼와 가수공연이 재미를 더한 것 같다. 이곳저곳 구경하고 시식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대구시와 한국식품발전협의회가 16∼20일 개최한 치맥 페스티벌이 독특한 여름축제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인터넷 등에서 ‘축제’ 검색어 1위를 차지하며 기대감을 높였고, 결국 성공적인 행사로 이어졌다. ‘무더위를 치맥으로 날리자’는 세대 공감 아이디어와 함께 다양한 문화공연과 경품을 곁들인 체험 이벤트가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해 마련한 동물 체험과 모터쇼, 놀이기구 등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축제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행사 기간 방문객은 70만여 명. 방학과 휴가철이 겹치면서 지난해(약 27만 명)보다 크게 늘어났다. 올해는 미국 일본 러시아 멕시코 그리스 등 외국인도 많이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장쑤(江蘇) 성 장자강(張家港) 시의 한 고교는 수학여행 코스에 포함시켜 참가했다. 학생들은 “한류 드라마를 보고 한국의 치맥을 맛보고 싶어서 왔다. 치킨 종류가 다양하고 볼거리도 많아 즐거웠다”고 말했다.

이 축제는 대구에서 시작한 치킨 프랜차이즈와 닭 가공 산업을 홍보하기 위해 지난해 처음 마련됐다. 참여 업체 상당수는 대구에서 출발했고 이 중 일부는 연매출이 상위 10위권이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은 축제 이후 가맹점 문의가 20%가량 늘었다. 현재 전국에 770여 개 가맹점을 두고 있다. 축제를 통해 인지도를 높인 땅땅치킨은 지난해 처음 서울에 가맹점을 여는 등 수도권으로 진출했다.

올해는 가격 하락과 소비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양계 농가에도 적잖은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축제 기간에 업체들이 무료로 나눠준 치킨은 35만여 마리. 대부분 예상보다 초과한 양을 공급했다. 일부 업체는 시중보다 20∼30% 저렴한 가격에 치킨을 판매했다. 세계 맥주 공세에 맞서 시장 점유율을 지키려는 국내 맥주 업계도 홍보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다양한 경품 행사와 유명 가수 공연도 열어 인지도를 높였다.

축제 발전 가능성은 높였지만 운영 미숙은 아쉬움을 남겼다. 늘어난 방문객에 비해 주차장은 크게 부족했다. 행사장 주변 도로 양쪽 약 1km는 불법 주정차로 몸살을 앓았지만 주변의 유료주차장은 비었거나 문을 닫은 상태였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치맥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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