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檢 ‘박상은 뭉칫돈’ 인출된 저축銀 압수수색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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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65·인천 중-동-옹진)의 아들 집에서 발견한 현금 뭉치 6억여 원 중 일부가 대한제당의 자회사인 삼성상호저축은행에서 인출한 돈인 것을 확인한 뒤 19일 이 저축은행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저축은행은 대한제당이 100% 출자한 곳이며 박 의원은 인천시 정무부시장과 국회의원이 되기 전인 2000년까지 대한제당의 대표이사를 지냈다.

인천지검 해운비리특별수사팀(팀장 송인택 1차장)은 이날 서울 강남 등에 있는 삼성상호저축은행 사무실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은행 거래기록과 전표 등을 압수해 분석에 들어갔다. 검찰은 이 은행에서 거액을 인출해 박 의원 아들 집에 보낸 사람이 누군지 추적하는 한편 이 돈과 대한제당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 등 돈의 성격도 규명할 방침이다. 검찰은 대한제당을 비롯해 박 의원과 친분이 있는 회사들의 자금이 수시로 박 의원 측으로 흘러들어가 정치자금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자금의 흐름을 쫓고 있다.

특히 대한제당과 삼성상호저축은행은 박 의원의 정치자금 모금 창구로 의심받는 한국학술연구원에 행사 협찬금, 기부금 형식으로 자금을 지원해왔다. 검찰은 박 의원이 연구원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의원 후원회 사무국장 김모 씨의 월급을 연구원 자금으로 지급하는 등 공금을 정치 활동에 쓴 정황을 확인하고 연구원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박 의원을 둘러싼 의심스러운 돈이 계속 드러남에 따라 수사 범위도 계속 확대되고 있다. 아들 집에서 발견된 6억 원, 해운·항만 관련 S사 등 여러 기업에서 흘러들어간 고문료 명목의 1억여 원뿐만 아니라 박 의원의 운전사가 검찰에 신고한 3000만 원도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져 나왔다. 지인을 상대로 수십억 원의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속여 사례비 명목으로 금품을 챙긴 혐의(사기 등)로 인천의 한 장례식장 대표 임모 씨(64)가 검찰에 체포되자 대출 알선 의혹까지 터져 나왔다. 임 씨가 “힘을 써준 분을 챙겨야 한다”며 금품을 요구할 때 박 의원의 이름을 거론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대한민국해양연맹 부총재를 지냈고 국회 연구단체인 ‘바다와 경제 국회포럼’의 대표를 맡는 등 해운업계의 ‘마당발’로 불린다. 또 선주협회의 지원으로 수차례 외유성 출장을 다녀왔고 해운업계의 숙원을 반영한 해운법 개정을 주도하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새누리당 세월호사고대책특별위원회 위원을 맡았다.

박 의원은 이날 아들 집에서 발견된 돈뭉치에 대해 “인천시 정무부시장, 대한제당 대표이사 부회장 등을 마치면서 받은 퇴직금 중 일부로 절대 검은돈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장례식장 대표와의 대출 알선 의혹에 대해선 “그 대표가 부탁한 건 맞지만 내가 뭘 알아보거나 해준 것은 없다”고 말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인천=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박상은#저축은행#불법정치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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