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염색하러 갔다가 딱 걸린 탈영병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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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짧은데…” 미용사 말에 서둘러 떠나
화장실 벗어놓은 군복 발각… 인근서 잡혀

6월 15일 오후 6시 반경 짧은 머리의 한 20대 남성이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한 미용실에 들어섰다. 그는 의자에 앉자마자 주위를 불안하게 살피며 미용사에게 “진한 색으로 머리카락을 염색해 달라”고 주문했다. 미용사가 “짧은 머리는 염색하기 힘들다. 군인이 염색을 해도 되느냐”고 묻자 “나는 군인이 아니다. (염색하는 게) 이상하면 이발만 해 달라”고 말을 바꿨다.

이 남성은 10여 분간 이발을 한 뒤 서둘러 계산을 하고 미용실을 떠났다. 그런데 잠시 후 화장실 청소를 하려던 미용사는 깜짝 놀랐다. 불에 일부 탄 군복 상·하의와 모자, 이름표 등이 발견된 것. 미용사는 바로 인근 파출소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군 헌병대와 공조해 인근 지역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이 남성은 4시간 전 고양의 한 부대를 탈영한 김모 일병(21)이었다. 경찰과 군은 탐문 수사를 한 끝에 오후 7시 40분경 미용실에서 약 100m 떨어진 PC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던 김 일병을 붙잡았다. 탈영 사유를 조사 중인 군 관계자는 “김 일병이 잘못된 선택을 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일찍 검거해 다행”이라고 밝혔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탈영병#염색#미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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