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금강미술대전, 어느덧 30주년 맞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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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일까지 특별전 개최

1991년 10월 대전 중구 선화동 대전MBC 옛 사옥의 금강미술대전 심사장에는 살얼음판 같은 긴장감이 흘렀다. 서양화와 한국화 부문에서 각각 최우수 작품을 가린 뒤 대상작을 최종 선정할 예정이었는데 한국화 부문 심사를 맡은 운보 김기창 화백이 심사 기준에 어긋나는 비구상(추상) 작품을 최우수 작품으로 덜컥 뽑아놨기 때문이었다. 금강미술대전은 명칭에 걸맞게 산과 강 등을 소재로 한 구상 작품 가운데 대상을 선정하기로 내부 기준을 마련해 놓은 터였다. 어느 누구도 화단의 거목이 선정한 작품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않으려 했다. 결국 ‘금강 보호와 자연 사랑을 통해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운다’는 취지를 김 화백에게 설득해 가까스로 산과 강을 그린 서양화 작품에 대상을 수여했다.

대전MBC와 충남 공주시 공동 주최의 금강미술대전이 올해로 30주년을 맞으면서 대전과 충청권에서 가장 권위 있는 미술대전 겸 신예작가의 등용문이 됐다. 수상 작가인 신제남 한국전업미술가협회 이사장은 “금강미술대전이 서울과 지방의 예술 수준의 편차를 없애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30년 동안 행사를 맡아온 이광원 금강미술대전 사무국장은 “공모전을 수년 이상 지속하기 어려운 것이 척박한 지방 미술계의 환경”이라며 “100년 전통의 미술대전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유재일, 정우창, 최성두, 장기영 작가 등 역대 수상 작가와 운영위원, 추천 작가 작품 70여 점이 출품된 ‘금강미술대전 30주년 특별전’이 공주시 웅진동 고마복합예술센터에서 내달 2일까지 열린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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