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2차장에 ‘공안通’ 김수민 前인천지검장 내정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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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조작 겨냥 法준수 의지… “개혁 미흡” 평가도

박근혜 대통령은 7일 국가정보원 2차장에 김수민 전 인천지검장(61·사진)을 내정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의 책임을 지고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이 사임한 지 22일 만이다. 경찰 출신인 서 전 차장 후임에 검찰 출신을 앉힌 것도 눈에 띈다. 국정원 2차장은 대공 수사와 대테러, 방첩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부산 출신인 김 내정자는 경기고와 성균관대 법학과를 나와 사법시험 22회로 검찰에 들어갔다. 공안통으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고교, 대학 4년 선배다.

검찰에서는 대검 공안4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장, 서울중앙지검 1차장, 법무부 보호국장, 서울서부지검장, 부산지검장, 인천지검장 등을 두루 거쳤다. 2009년 검찰을 떠나 법무법인 영진의 대표변호사로 일해 왔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형사 공안 외사 등 형사사법 분야에 대한 폭넓은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고 조직관리 능력이 뛰어나 발탁했다”고 임명 배경을 설명했다. 증거조작 사건으로 국정원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법적 절차에 밝은 검찰 출신을 임명해 조직을 추스르도록 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 내정자가 국정원 개혁의 적임자가 맞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정원의 내부 혁신과 신뢰 회복을 위해 좀 더 개혁적인 인사를 발탁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여권 안팎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원의 개혁보다는 안정을 우선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 한정애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간첩증거 조작사건으로 국정원 직원들이 기소되고, 사건을 담당한 공안검사들이 징계를 받는 마당에 또다시 공안검사 출신을 중용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국정원#증거조작#김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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