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성북동 역사길’ 편히 걸으며 느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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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미술관-심우장 등 1.6km… 전통문화 숨쉬는 건축물 즐비
쉼터 만들고 보행공간도 개선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사립 미술관인 ‘간송미술관’, 시 ‘님의 침묵’으로 유명한 만해 한용운(1879∼1944)이 1933년부터 10여 년간 살다 세상을 떠난 ‘심우장’, 고종 황제의 다섯째 아들인 의친왕이 별장으로 사용했던 ‘성락원’, 지금은 전통 문화공연장이지만 과거 요정정치의 산실이었던 ‘삼청각’…. 서울 성북 역사문화지구에 있는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이곳은 한양도성 북쪽에 있어 자연환경이 뛰어나고 문화재와 문화적으로 보존 가치가 높은 건축물이 많다. 평일에 1600여 명, 주말에는 2000명 넘는 이들이 찾을 정도로 인기 있는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반면 이 지역에 대한 관리는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게 사실. 인근에는 획일화된 대규모 건물이 난립하고 가치가 높은 자연 경관은 훼손되고 있다. 시민들이 편하게 걸어 다닐 수 있는 보도가 중간중간 단절돼 늘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성북동 일대 147만 m²를 역사문화지구로 지정한 데 이어 후속 작업으로 성북 역사문화지구의 활성화에 나선다. 올해 말까지 보행환경을 개선해 걷기 좋은 문화 탐방로로 조성하고 이 일대를 ‘전통문화 관광벨트’로 연결한다. 서울시가 28일 발표한 성북 역사문화지구 개선 계획에 따르면 보행 공간을 개선하는 것과 함께 △쉼터 조성 △유적지 및 미술관 안내표지판 설치 등 성북동 지역 고유의 특성을 보존하고 보행자 안전을 확보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성북 역사문화지구가 역사적 장소와 문화공간이 한데 모여 있는 만큼 1.6km에 달하는 보도를 정비해 보행자 중심의 탐방로로 꾸민다. 보도가 없거나 좁아 보행자들이 불편을 겪었던 성북동 길(640m)은 보도를 추가로 설치한다. 성북초등학교, 명수학교 등 학교 주변 도로도 대폭 개선해 안전한 통학 환경을 조성하기로 했다. 2015년까지 삼청각과 길상사까지 이어지는 보행로도 단계적으로 확대해 역사 문화 공간을 쉽게 둘러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서성만 서울시 교통운영관은 “성북 역사문화지구가 보행 환경 개선지구의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꾸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해 10월부터 △광진구 구의강변로 △용산구 이태원세계음식문화거리 △중구 명동관광특구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성북구 역사문화지구 등 5개소를 보행환경개선지구로 지정하고 지역 특성에 따라 보행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보행환경개선지구의 설계 단계부터 교통·안전시설 조성 등 기술 및 행정적 지원,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예정이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성북동#간송미술관#심우장#역사문화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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