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의 ‘STX 왕국’ 왜 몰락했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6일 03시 00분


코멘트

건설-조선소 자금난 계열사가 돌려막다 2조원대 분식회계

무일푼에서 재계 13위 그룹을 일궈내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렸던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64·사진)이 총 3600억 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15일 새벽 구속 수감됐다. STX그룹 주력 계열사인 STX조선해양도 이날 상장 폐지돼 강 전 회장의 ‘STX 왕국’은 13년 만에 몰락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부장 임관혁)에 따르면 강 전 회장은 STX건설이 주택시장 침체로 위기를 겪자 STX그룹 계열사 11곳에 지시해 2011년부터 2012년 12월까지 STX건설이 발행한 기업어음(CP) 1784억 원어치를 사들이도록 했다. STX건설은 948억 원을 상환하지 못했고 CP를 산 STX에너지는 600억 원, STX중공업은 138억 원의 피해를 입었다.

강 전 회장이 야심 차게 준비했던 중국의 STX대련조선소도 자금 사정이 악화돼 은행 대출금 1억1800만 달러를 갚을 수 없자 강 전 회장은 2012년 12월 계열사 STX마린서비스 소유 부동산을 끌어들여 손해를 입혔다. 강 전 회장은 2011년 5월 ㈜STX 유상증자 당시 자금 조달능력이 없자 서류상 회사를 설립해 300억 원을 빌려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하지만 주가는 떨어졌고 자신이 최대주주였던 포스텍 자금 240억 원을 횡령해 대출금을 갚은 혐의도 받고 있다.

강 전 회장은 STX건설이 2010년 1월 공사 대금 마련을 위해 군인공제회에서 1000억 원을 대출받은 뒤 STX중공업을 연대보증인으로 끌어들여 손해를 입히기도 했다. 검찰은 최근 5년간 STX그룹에 2조3000억 원대 분식회계가 발생했고, 강 전 회장이 관여한 혐의가 짙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 장관(65)의 배임 혐의도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CP 매입이나 연대보증이 이 전 장관이 STX중공업·건설 회장을 맡은 시절에 발생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강덕수#STX#분식회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