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랑천과 한강 본류가 합류하는 두모포(옛 저자도 인근의 포구)에 큰 고니 한 마리가 하늘로 날아오른다. 그 옆에는 부모와 함께 나들이 나온 아이들이 물장난을 치며 즐거워한다. 강가에는 꼬마물떼새와 물총새 무리가 먹이를 잡고 한강 숲에서는 오색딱따구리가 따다닥 나무를 쪼는 모습이 보였다.’
2030년 한강 주변에서 이런 광경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가 한강을 생물서식지로 복원하는 이른바 ‘제2의 한강의 기적’이다. 독일의 라인강변처럼 여의도 잠원 잠실 반포 난지 한강둔치 등 13곳에 여의도공원(22만9000)의 4.6배인 104만7000m² 규모의 울창한 숲을 조성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의 ‘2030 한강 자연성 회복 기본계획’을 31일 발표했다. 자연성을 회복해 자연과 사람이 공존 공생하는 한강을 만들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생태환경 개선’ ‘맑은 물 회복’ ‘친환경 이용’ 등 3대 추진 전략을 단기(2014∼2018년)와 중기(2019∼2023년), 장기(2024∼2030년)로 나눠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이번 계획에 따르면 한강 주변은 생태숲 이용숲 완충숲 3가지 형태로 만들어진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한강수변에는 버드나무 갈대 등을 심어 생태숲을 만든다. 시민이 많이 찾는 둔치에는 느티나무 조팝나무를 심어 산책로가 있는 이용숲으로 꾸미고 강변도로변 밑 완충지대에도 숲을 조성하다.
자연적으로 토사 퇴적이 가능한 탄천 중랑천 여의도샛강 등 54만7000m²는 생태거점으로 꾸민다. 어류와 조류 양서류 파충류 등이 살 수 있게 하고 주변에 관찰대를 조성해 시민 생태학습장으로 만든다. 밤섬 람사르습지에 인접한 이촌권역과 반포천 주변 16만7000m²를 천변습지로 만들어 한강개발로 훼손된 생물의 서식을 돕는다.
도시화와 강변북로 및 올림픽대로 등으로 단절된 한강 생태축도 복원된다. 68만9000m² 규모로 ‘강서’(개화산∼덕양산), ‘광나루’(아차·용마산∼청량산), ‘이촌’(용산∼관악산) 지역을 중심으로 연결해 서울 외곽을 동그랗게 잇는다. 국립공원에서 시행 중인 자연휴식년제를 한강 유역에도 도입해 생태계가 훼손되지 않도록 출입을 일시적으로 제한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현재 콘크리트 단일 구조로 조성돼 있는 5개 지천의 합류부 낙차공을 계단 형식으로 조성해 물고기의 자유로운 이동통로를 확보할 계획이다. 낙차공은 수로의 경사를 완만하게 조절해 물 흐름을 안정시키는 작은 규모의 보다.
한강 수질도 물놀이가 가능한 수준으로 개선한다. 주차장 체육시설지 바닥포장재 19만9000m²를 물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바꾸고 둔치 내 153개소 저류녹지를 조성한다. 이와 함께 한강의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체험 코스와 프로그램을 만든다.
한국영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장은 “올해부터 한강 주변 지역의 여건을 고려해 한강생태의 건강성을 되찾는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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