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90대 엄마와 50대 딸 “재산 사회기부” 유서 남기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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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대 노모와 50대 딸이 ‘재산을 사회에 기부해 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28일 경기 남양주경찰서에 따르면 27일 오후 7시 20분경 남양주시 별내동의 한 아파트에서 박모 씨(55·여)와 어머니 이모 씨(90)가 숨져 있는 것을 박 씨의 오빠(68)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박 씨는 자살하기 전 ‘도저히 죽을 용기가 나질 않는다. 도와주세요’라는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오빠에게 보냈다.

발견 당시 어머니 이 씨는 안방에 쓰러져 있었고 딸 박 씨는 목을 맨 채 숨져 있었다. 방안에서는 이들이 각자 쓴 것으로 보이는 A4 용지 1장씩의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가족에게는 미안하다. 재산을 사회에 기부해 달라. 성폭력 피해자를 위해 써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씨는 뇌경색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최근 치매 판정을 받고 일주일 전에 퇴원했다. 경찰은 고령의 이 씨에게서 뚜렷한 외상이나 약물을 복용한 흔적 등이 없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기로 했다.

남양주=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치매#사회기부#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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