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대전 선병원 직원들 “이 한몸 바쳐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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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임용 간호사들 교육 위해 80여명 정맥주사 실습자원
“두 팔 모두 내준 분도 있어 감사”

선병원의 새내기 간호사들이 병원 직원들을 대상으로 정맥주사 실습을 하고 있다.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자구책이다. 선병원 제공
선병원의 새내기 간호사들이 병원 직원들을 대상으로 정맥주사 실습을 하고 있다.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자구책이다. 선병원 제공
의사들조차 “3월에는 되도록이면 병원에 가지 마라”고 한다. 이유는 의과대학이나 간호대학을 갓 졸업해 주사에 서툰 인턴이나 간호사들이 대거 병원에 배치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주사는 학창시절 충분한 실습을 거치지만 인체 대상 실습 기회는 많지 않아 완벽하지 않은 상황이다.

대전 선병원 임직원 80여 명이 스스로 주사 실습 대상을 자원하고 나섰다. 신규 간호사들이 정맥 루트를 제대로 잡아내는 기술을 익힐 수 있도록 주사 훈련의 대상이 되기로 한 것. 김종건 병원장과 임정자 간호부장, 이규은 행정원장 등 임직원들은 18일 새로 배치된 간호사들에게 팔을 내밀었다. 가끔 새내기 간호사들이 정맥 루트를 잘못 찾아 고통스럽기도 했지만 시종 미소를 지어보이며 비타민제 정맥주사를 투여 받았다. 같은 의료재단의 유성 선병원이 지난달 21일 임직원 5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정맥주사 실습을 처음으로 시작했지만 병원 임직원이 주사 실습 활동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달에 새로 배치된 간호사 이수진 씨는 “간호대학에서 의료용 마네킹을 이용해 정맥주사 교육을 받아 불안했는데 이번 실습에서 일부 임직원이 두 팔을 모두 내주기까지 해서 고마웠다. 하루빨리 적응해 환자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실습 대상자로 참여한 원무과 신택수 씨는 “고통이 느껴진 때도 있었지만 우리 병원 간호사들이 자신감을 갖고 환자를 대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인턴#간호사#실습#대전 선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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