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보선과 여론사이 고뇌빠진 박맹우 시장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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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락 기자·사회부
정재락 기자·사회부
요즘 울산 지역의 최대 관심사는 박맹우 울산시장의 거취 문제다. 6·4지방선거에서 차기 시장이 누가 되느냐 못지않게 박 시장의 7월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설이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박 시장은 공직선거법상 ‘지자체장 3연임 금지’ 규정 때문에 차기 시장에 출마할 수 없어 임기가 끝나는 6월 30일 자연인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새누리당 울산시장 후보로 강길부(울주) 김기현 의원(남을) 중 한 명이 확정되면 그곳에서 7월 30일 치러지는 보선에 박 시장이 출마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박 시장은 그동안 보궐선거 출마설을 극구 부인해 왔다. 올 1월 지역 방송에서 “박 시장의 보궐선거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는 보도를 하자 박 시장이 직접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시장을 중도 사퇴한다면) 울산시장을 세 번 뽑아주신 시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는 말까지 하며 부인했다.

하지만 최근 울산시청 안팎에서는 달라진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보선 출마를 전제로 여론 수렴에 나서고 있다”는 말도 나돈다.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보선 출마 여부에 대해 종전과는 달리 즉답을 피했다. 박 시장이 7·30보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4월 1일까지 사퇴해야 한다.

새누리당 시장 후보는 4월 13일에야 확정된다. 공직선거법(53조5항)에는 ‘지방자치단체장이 관할 구역과 겹치는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경우 선거일 120일 전에 사퇴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4월 4일로 예정됐던 울산야구장 개장식을 이달 22일로 앞당긴 것도 박 시장 거취와 관련해 주목할 대목이라고 해석하는 사람들이 많다.

박 시장이 ‘시장 중도사퇴 불가’라는 말을 뒤집고 실제 결단을 할지는 미지수다. 강·김 의원이 아직 의원직 사퇴를 하지 않았고 둘 다 새누리당 후보가 되지 못하면 보궐선거가 없을 수 있다. 사퇴시한이 임박할수록 박 시장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어쩌면 남은 앞으로의 2주가 그의 정치인생에서 가장 긴 고뇌의 시간이 될지도 모른다. 세 번을 뽑아준 시민의 처지에서 어떤 ‘현답(賢答)’을 내어놓는지 지켜볼 일이다.

정재락 기자·사회부 raks@donga.com
#울산#박맹우 울산시장#6·4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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