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사랑의 급식소 설연휴 내내 문 활짝”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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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서동 노인무료 쉼터 자원봉사자들 팥죽 떡국 주먹밥 준비하기로

“설 연휴 4일 동안 일손이 부족하지만 무료급식소 문을 계속 열 생각이에요. 행여 명절에 끼니를 거를 수 있는 홀몸 어르신들이 생각나서….”

광주 남구 서동 노인무료 급식소인 사랑의 쉼터는 설 연휴 4일 내내 문을 연다. 설 연휴 첫날인 30일에는 팥죽을, 설날인 31일에는 떡국을, 다음 달 1∼2일에는 주먹밥을 노인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설 연휴 음식 만들기 자원봉사에는 28년째 사랑의 쉼터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이만세 씨(63)를 비롯해 5, 6명이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금자 사랑의 쉼터 팀장(49·여)은 “광주의 한 고교에 자원봉사자를 요청했지만 지원이 이뤄질지 모르겠다”며 “일손이 부족해 설 연휴 기간 주먹밥 등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먹밥은 설거지가 필요 없고 팥죽과 떡국은 반찬 등을 준비해야 하는 밥보다 일손이 적게 들어가기 때문.

설 연휴 기간 동안 끼니를 거를 가능성이 있는 광주전남 결식우려 아동과 무료 급식소를 이용하는 홀몸 노인은 4만3000여 명에 달한다. 이들에게 끼니를 제공하는 상당수 무료 급식소나 지역아동센터 등은 문을 닫는다. 급식소, 지역아동센터에서 일하는 근무자들도 설 연휴를 쉬어야 하고 일부는 예산지원마저 이뤄지지 않아서다.

연휴 동안 일부 결식아동이나 홀몸 노인이 끼니를 거를 우려도 있다. 무료급식소를 이용하는 홀몸 노인은 광주 3500명(급식소 30곳), 전남 4370명(급식소 168곳)이다. 홀몸 노인 김모 씨(73)는 “설 연휴 기간 급식소 종사자들 입장을 생각하면 문을 닫는 것이 이해된다. 하지만 일부라도 문을 여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지역 올 겨울방학 기간 결식우려아동은 1만7649명이다. 하지만 설 연휴기간 동안 지원아동은 9145명으로 줄어든다. 지원대상이 갑자기 감소한 것은 지역아동센터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아동 8000여 명이 설 연휴기간 지원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 광주시 관계자는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아동들은 대부분 맞벌이 부부가 많아 설 연휴 기간 동안 결식우려는 없다”며 “예산이 빠듯한 데다 규정상 지원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설 연휴기간에 광주지역 결식 우려 아동 지원 방법은 음식점 이용 7568명, 부식 등 대체식품 1577명이다. 광주에서 설 연휴 기간에 결식우려 아동이 이용할 식당이 문을 열겠다고 밝힌 곳은 30일 233곳, 31일 75곳, 다음 달 1일 184곳, 다음 달 2일 327곳이다. 대부분 분식점과 중국음식점이지만 설날 당일에는 일부가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식우려 아동 1577명에게 설날 연휴를 채워줄 부식은 29일 배달된다. 광주 동구 용산동 빛고을 종합사회종합관은 29일 무료급식소인 사랑의 식당을 이용하던 홀몸 노인 98명에게 설날 부식을 제공할 예정. 결식우려 아동들에게는 29일 햄, 라면, 떡살, 참치캔 등이 들어 있는 시가 1만여 원 상당의 대체식품 세트를 제공할 계획이다. 빛고을 종합사회종합관 관계자는 “아동들에게 설 먹을거리를 풍성하게 제공하고 싶지만 예산상 한계가 있다. 하지만 주어진 예산에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음식을 주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올 겨울방학에 지원하는 결식우려 아동은 1만8419명이다. 이들 가운데 4457명은 지역아동센터에서 점심 끼니를 해결한다. 설 연휴 기간 모두 부식으로 제공되고 지원대상은 1만8419명으로 동일하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 남구 서동 노인무료 급식소#사랑의 쉼터#자원봉사자#설 연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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