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꿈틀 신나는 진로]“국가직무능력표준과 일학습병행제로 능력중심사회 만들겁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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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인터뷰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사진)은 연중기획 시리즈 ‘꿈틀꿈틀 신나는 진로’를 마치며 “이젠 기업이 주도하는 일 기반 학습을 통해 실전·창의형 인재를 육성하는 ‘HRD 3.0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사진)은 연중기획 시리즈 ‘꿈틀꿈틀 신나는 진로’를 마치며 “이젠 기업이 주도하는 일 기반 학습을 통해 실전·창의형 인재를 육성하는 ‘HRD 3.0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학력중심이 아닌 꿈과 끼를 살리는 능력중심 사회.’ 정부는 능력중심 사회 구현을 위해 국가직무능력표준(NCS)과 ‘일학습병행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NCS는 개인이 일하는 데 필요한 지식, 기술, 태도 등을 산업 부문·수준별로 표준화한 제도.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 교육부는 올해까지 777개의 NCS 개발을 완료한다. 또 정부는 지난해 9월 ‘일학습병행제’를 도입했다. 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직무능력을 가진 인재를 기업이 직접 양성하는 제도로 올해 기업 1000여 개에 확대 적용된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직업교육은 어떻게 달라질까. 학생과 학부모는 어떻게 대비할 수 있을까. 방하남 고용부 장관에게 달라지는 우리나라 직업교육의 청사진을 들었다. 》

“학문중심 교육에서 역량중심 교육으로”

“공급자 중심의 직업교육에서 벗어나 ‘산업현장을 교과서’로 ‘현장의 숙련기술인을 스승’으로 삼는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추진 중입니다. 특히 NCS는 ‘산업현장이 요구하는 인재양성 지침서’로 직업교육을 직무중심으로 바꿀 핵심도구입니다. 각 일자리 종사자에게 필요한 핵심능력을 파악해 이를 바탕으로 한 직업교육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방 장관은 NCS가 개발되면 학생과 학부모는 NCS가 제시한 진로경로에 따라 미래를 설계하고, 기업은 재교육 없이 바로 일할 수 있는 실무형 인재를 채용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지금까지 진로목표를 정해도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학생과 학부모가 많았다. ‘구체적으로 어떤 공부를 해야 하는지’ ‘전문가 수준의 실력을 갖추기 위해선 어떤 경력경로를 밟아야 하는지’ 알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방 장관은 “NCS를 도입하면 ‘무엇을 알고 있느냐’는 학문중심 교육이 ‘실제 현장에서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느냐’는 역량중심 교육으로 바뀔 것”이라며 “취업을 위한 능력을 갖추는 교육뿐만 아니라 숙련인재 양성을 위한 고품질, 고숙련 훈련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NCS, 지식산업 분야까지 적용

NCS는 최고 전문가가 되는 경력경로를 단계별로 제시한다. 경력개발 단계를 직무능력에 따라 입직단계, 숙련단계, 전문가단계 등으로 나눈 뒤, 단계별로 습득할 능력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예를 들어 기계분야는 기계가공 입직자 단계로 시작해 △반숙련공(2수준) △숙련공(3수준) △직업관리감독(4수준) △설계준전문가(5수준) △설계전문가(6수준) △설계기획관리(7수준)로 경력이 심화된다. 경력 설계에 따라 생산관리전문가(6수준), 품질관리전문가(6수준)를 거쳐 공장관리전문가(7수준)로도 성장할 수 있다.

각 단계로 올라가려면 학력과 관계없이 정해진 필수 직무능력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 학력에 따라 담당 업무가 나뉘는 경향이 강했던 과거와 달라진 점이다.

NCS는 기술 분야뿐만 아니라 지식기반 산업 분야까지 적용된다. 방 장관은 “NCS를 모든 산업분야에 적용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의학전문대학원이나 경영전문대학원 등도 NCS와 같은 현장중심 모듈로 교육한다”며 “NCS는 직무 난이도에 따라 대학과 대학원 수준 교육까지도 제시한다. 연구중심이 아닌 취업을 목적으로 하는 대학은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 올해 NCS 개발이 완료되면 특성화고, 전문대학 등에 단계적으로 적용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학습병행제…“2017년 1만 개 기업으로 확대”

정부는 지난해 9월 ‘일학습병행제’를 도입했다. 기업이 취업희망자를 고용해 일과 이론·실무교육을 병행시키며 직접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일터 기반 학습’ 제도다.

대상자는 학력, 공인어학성적, 자격증 등 이른바 ‘스펙’에 관계없이 선발한다. 프로그램 참가자는 기업과 근로·훈련계약을 맺어 근무와 교육을 함께 받는다. 교육훈련 과정은 정해진 기준에 따라 정부기관이 평가해 자격을 부여하고 이에 따른 대우를 받는다.

방 장관은 “기업에서 신입사원의 역량이 부족해 재교육하는 데 1인당 6000만 원이 넘는 비용이 들어가는 문제가 계속됐다. 일학습병행제가 도입되면 교육훈련이 산업현장의 수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생기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난해 45개 기업에 적용된 일학습병행제는 올해 1000개 기업에 적용된다. 2017년까지 1만 개 기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방 장관은 “△문화콘텐츠 △기계 △재료 △화학 △건설 △전기·전자(반도체) △정보통신(소프트웨어) 등 7대 전략 분야를 중심으로 업종별 사업주단체, 경제단체, 100대 기업 등이 사업운영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며 “장기적으론 산업별 사업주단체 등 산업계 대표성을 가진 기관을 육성해 일학습병행 제도의 전 과정을 주도적으로 운영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자격’ 도입해 학력에 따른 임금격차 해소”

전문가들은 NCS와 일학습병행제가 성공하려면 ‘학력 차이에 따른 임금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우리나라 대학진학률이 71.3%(2012년 기준)에 달하는 결정적 이유는 노동시장에서 학력에 따라 평가와 보상이 좌우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 실제로 직업교육이 자리 잡은 국가들은 고졸과 대졸자의 임금 차가 크지 않다.

방 장관은 “산업계가 주도적으로 출제·평가해 자격 취득이 채용·승진·임금에 바로 연결되는 ‘신(新) 자격’을 도입하겠다”며 “신자격은 기존 학력 등 어떤 스펙도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직무수행능력을 기준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 장관은 “신 자격이 빠르게 자리 잡도록 기업 인사관리에 NCS 활용도를 평가하는 지표를 개발해 우수기업에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며 “NCS 교육훈련 이수자와 자격취득자 취업지원을 강화하겠다. 기획재정부와 협조해 공공기관에서 NCS 활용을 넓히는 방안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교육부와 공동으로 직업교육 교사와 강사를 대상으로 재교육을 할 계획이다. 현재 ‘NCS 교육과정 운영 특별 연수계획’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방 장관은 “고용노동부는 올해 업종별 협회 등 산업계와 한국폴리텍대학, 한국기술교육대학과 공동으로 특성화고 교사 2000여 명에 대한 연수를 할 예정”이라며 “교육 이수자는 NCS 훈련교사로 인증하고 우대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HRD 3.0시대…‘이제 다시 현장이다. 이제 다시 기술이다’

고용노동부 제공
고용노동부 제공
우리나라 인적자원개발(HRD)은 NCS와 일학습병행제 도입을 통해 다시 한 번 변화하고 있다.

방 장관은 “우리나라 HRD는 3단계에 걸쳐 진화해왔다. 산업화 시대는 정부 주도로 대규모의 현장 기술·기능 인력을 양성하던 HRD 1.0시대였고, 고용보험 제도 도입과 훈련 수요자의 선택권을 강조하던 시기는 HRD 2.0시대였다”며 “이젠 기업이 주도하는 일 기반 학습을 통해 실전·창의형 인재를 육성하는 HRD 3.0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창조경제의 핵심은 결국 기술과 사람입니다. 인적자본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선 현장과 기술이 접목돼야 합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이제 다시 현장이다. 이제 다시 기술이다’를 모토로 학벌이 아닌 능력으로 인정받는 사회를 함께 만들어 가려 합니다.”

이태윤 기자 wol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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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교육섹션 ‘신나는 공부’와 교육부, 고용노동부가 공동 진행한 ‘꿈틀꿈틀 신나는 진로’ 시리즈는 오늘자로 연재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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