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십억 횡령 TV조선 前간부, 中칭다오 은신중 공안에 체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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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의 회사자금을 빼돌린 뒤 잠적했던 TV조선 전직 고위간부 이모 씨(52)가 도피 1년 3개월 만에 중국에서 체포됐다.

26일 중국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 공안은 23일 산둥(山東) 성 칭다오(靑島)에서 은신 중이던 이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다. 이 씨는 2012년 10월 TV조선 경영지원실장으로 회계를 총괄하면서 최소 40억 원, 최대 100억 원의 회사자금을 빼돌린 뒤 중국으로 도피했다.

이 씨의 도피 행적은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지난해 봄 광둥(廣東) 성 선전(深川)에서 비자를 연장한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이 씨는 TV조선 근무에 앞서 조선일보에서 회계팀장을 지냈다. 이 씨는 중국 공안 조사를 거친 뒤 빠르면 춘제(春節·중국의 설) 직후 한국으로 송환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는 TV조선 측의 고소에 따라 이 사건을 수사해왔으며 인터폴을 통해 중국 공안부에 협조를 요청했다.

중국 공안은 그동안 한국 경찰청에서 넘겨받은 한국 국적의 중요 도피사범 10명 중 1명인 이 씨를 집중 추적해 왔다. 또 한국 정부가 이 씨의 여권을 무효화하자 그를 불법 체류자로 지정했다. 한 소식통은 "중국은 자국에 도피한 범죄자라도 강력범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검거했으나 경제사범에 대해서는 다소 소극적이었다"며 "이 씨의 검거로 볼 때 태도가 바뀐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최근 한국과 중국 사이에는 사법 공조가 대폭 강화되고 있다. 경찰청과 중국 공안부가 지난해 6월 베이징에서 한-중 경찰협력회의를 열고 상대국 도피사범 집중 검거 및 신병송환에 합의한 뒤 상대국에서 장기간 숨어 지내던 도피사범들이 줄줄이 붙잡혀 송환되고 있다.

부녀자 강도강간을 저질러 2005년 중국으로 달아나 8년을 숨어 지내던 강력범이 지난해 11월 베이징에서 검거되는 등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에서 수년 째 도피 중인 강력범들이 잇따라 현지 공안에 체포되고 있다.

한국 경찰도 지난해 9월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중국 공안의 추적을 받다 한국으로 도피한 중국 폭력조직 부두목을 검거해 중국에 넘기는 등 적극 협력하고 있다.

베이징=이헌진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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