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지하철 ‘짜고 친 입찰’ 21개 건설사 과징금 1322억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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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찰자 정해놓고 들러리로 참여… 인천지하철 16개 공구중 15개 담합

인천도시철도 2호선 건설공사 입찰에서 담합을 한 건설업체들이 무더기로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총 1300억 원대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들 중에는 대림산업, 대우건설, 삼성물산, SK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등 대형건설사들도 포함됐다.

공정위는 인천도시철도 2호선 공사 입찰에서 낙찰자를 사전에 정하는 방식으로 나눠먹기식 담합을 한 21개 건설사에 1322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2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21개 업체는 2009년 1월 인천시 도시철도건설본부가 발주한 인천도시철도 2호선 건설공사 입찰에 참여하면서 공구별로 미리 낙찰자를 정하고 다른 업체를 들러리로 세우는 방식으로 담합을 했다.

들러리로 참여한 업체는 낙찰자로 예정된 건설사보다 품질이 낮은 설계서를 제출해 낙찰자를 도왔다. 담합이 이뤄진 공사구간은 전체 16개 공구 중 15개다. 대우건설, SK건설, GS건설,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등은 서로 순서를 바꿔가며 들러리를 서주거나 낙찰을 받았다. 삼성물산은 진흥기업을, 대림산업은 태영건설을 들러리로 세웠다.

공정위 관계자는 “진흥기업은 인천도시철도 공사를 수주하지는 못했지만 같은 해 경인운하 공사 입찰에서 삼성물산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낙찰받았다”고 말했다. 중견건설사들은 대형건설사가 참여한 공구를 피해 입찰에 참여했다.

공정위는 21개사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낙찰을 받은 15개사는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공정위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교체하고 일부 자료를 삭제해 조사를 방해한 포스코건설에는 과징금 외에 1억4500만 원의 과태료를 별도로 부과했다. 이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받은 한 건설사의 관계자는 “입찰 당시 건설사끼리 서로 합의해 낙찰자를 정한 사실을 몰랐다”며 “검찰 조사 과정에서 충분히 소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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