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건강 위해 탁구… 고국 체전서 메달 감동”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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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세 최병용씨 전국체전 동메달
호주 동포로 출전… 대회 최고령 선수

제94회 전국체육대회 해외동포 탁구경기에서 20대 실업선수를 꺾고 동메달을 딴 최병용 씨. 인천시 제공
제94회 전국체육대회 해외동포 탁구경기에서 20대 실업선수를 꺾고 동메달을 딴 최병용 씨. 인천시 제공
“나이가 많아 처음에는 전국제천에 나갈 엄두도 내지 않았어요. 그런데 호주 동포 가운데 전국체전에 출전할 선수가 마땅치 않아 주위의 권유로 참가했는데 메달까지 따게 돼 감개무량하네요.”

73세의 여성이 제94회 전국체육대회에서 20대 실업 선수들을 물리치고 동메달을 목에 건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주인공은 전국체육대회 선수단 가운데 최고령자인 호주 동포 여자 탁구선수인 최병용 씨.

최 씨는 20일 치러진 해외 동포단 탁구 개인단식 경기에서 홍콩 해외 동포 선수를 세트 스코어 3 대 1로 이겼다. 뉴질랜드 선수와 결승 진출을 다투다 분패한 최 씨는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20대 필리핀 동포 선수를 3 대 0으로 물리치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최 씨가 상대한 선수들은 모두 20대 실업 선수여서 그의 노장 투혼에 참가 선수단과 임원들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최 씨는 65세 때부터 본격적으로 탁구 라켓을 잡았다. 호주 이민 생활에서 탁구는 그에게 가족만큼이나 소중한 친구였다.

호주 메도뱅크에 있는 이에리사관(한인탁구장)에서 매주 2회 2시간씩 연습을 하면서 실력을 키워 왔다. 고령이지만 시드니에서 열린 이에리사배 탁구대회와 할렐루야배 탁구대회 등에서 5차례나 우승했다. 한국에 일시 귀국했을 때 여러 국내 아마추어 탁구대회에 참가해 우승을 했을 정도로 실력을 갖췄다.

최 씨는 탁구 예찬론자다. 그는 탁구 라켓을 잡은 뒤 관절염이 사라졌고 시력 청력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최 씨는 “병을 고친다는 생각으로 주 2회는 무슨 일이 있어도 탁구를 했다”며 “나이 든 분들도 용기를 가지고 탁구에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1941년생인 최 씨는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다가 명예퇴임한 뒤 1997년 호주에 이민을 가 현재 호주 시드니에 거주하고 있다.

인천에서 열리고 있는 제94회 전국체육대회에는 국내 17개 시도 선수단 외에도 해외 17개국 1190명의 해외동포 임원과 선수들이 참가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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