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5일 철원 동송시장을 방문한 연예인들이 구입한 지역 특산물을 든 채 활짝 웃고 있다. 왼쪽부터 가수 조항조, 김정수, 최문순 강원도지사, A-PRINCE. 강원도 제공
22일 오전 강원 평창군 봉평시장은 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전통시장 서민경제 살리기 국민운동본부’ 회원 500여 명이 이곳을 찾았기 때문이다. 방문객들은 봉평시장 대표 음식인 메밀부침, 전병, 막국수 등을 맛보고 싱싱한 나물과 농특산물을 구입했다. 강원도는 이들을 위해 장바구니를 제공했다.
이날 장보기 행사는 운동본부가 4월 강릉 주문진시장을 방문했을 때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도내 전통시장을 지속적으로 방문해 줄 것을 요청해 성사됐다. 이날 최 지사도 봉평시장을 찾아 손님들을 맞이했고 강릉실버악단과 평창 봉평민속보존회의 난타 공연 등 환영 행사가 이어졌다.
○ 연예인 활용한 ‘셀럽 마케팅’ 효과 톡톡
도내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다양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빛을 발하고 있다.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 제공은 물론이고 연예인 등을 활용한 ‘셀럽 마케팅’도 있다. 또 도내 농특산물을 들고 찾아가는 ‘감자원정대’도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29일 고성군 간성시장에서는 ‘나인뮤지스와 함께하는 전통시장 여행’이 열린다. 이번 행사에는 걸그룹 나인뮤지스와 트로트 가수 설운도 한혜진이 참석해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또 지난달 5일 철원군 동송시장에서는 가수 조항조와 오은정 A-PRINCE 등이 최 지사와 함께 시장투어를 했다. 이날 참가한 연예인들은 1시간가량 재능 기부 형식으로 콘서트를 열어 관광객과 상인들의 열띤 박수를 받았다.
이는 유명 인사(celebrity)의 명성과 재능을 전통시장 활성화에 활용하는 셀럽 마케팅. 강원도는 2011년부터 셀럽 마케팅을 도입해 연예인들을 통한 손님 유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김태영 강원도 소상공인지원담당은 “연예인들이 좋은 취지에 공감해 대부분이 재능 기부 형식이나 소정의 사례비만 받고 셀럽 마케팅에 응해 주고 있다”며 “연예인을 만나기 위해 외지인들까지 전통시장을 찾을 정도로 효과가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 찾아가는 전통시장 ‘굴러라! 감자원정대’
14∼16일 춘천의 대표 관광지인 남이섬에서는 ‘굴러라! 감자원정대’가 운영됐다. 이번 행사에는 도내 15개 시군 20개 점포가 참여해 다양한 특산물을 시중보다 10∼20% 싸게 판매했다. 사흘 동안의 매출액은 7500여만 원. 감자원정대는 강원도와 강원상인연합회의 합작품으로 이른바 ‘찾아가는 전통시장’이다.
지난달 31일부터 이틀 동안 경기 부천시청 광장에서 열린 ‘굴러라! 감자원정대’에서는 1억4200여만 원어치를 판매했다. 앞서 지난달 24∼26일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교민들을 대상으로 감자원정대를 운영해 1억2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감자원정대는 그동안 9차례에 걸쳐 약 7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감자원정대는 매출 외에도 외지인들에게 강원도 특산물을 소개함으로써 인지도를 높이고 지속적인 판로를 구축하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효과가 뛰어나다.
강신환 강릉 중앙시장번영회장은 “감자원정대를 통해 물건을 산 분들이 관광차 강릉에 들렀다가 그 물건을 다시 찾기 위해 시장을 방문한다”며 “갈수록 손님 유입 효과가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통시장 상인들에 대한 친절서비스 교육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강원도는 17, 18일 춘천과 강릉에서 4차례에 걸쳐 도내 55개 전통시장 상인 300명을 대상으로 친절 교육을 실시했다. 또 시장상인회 임원과 담당 공무원 120여 명이 1박 2일 동안 워크숍을 열고 시장 활성화를 위해 머리를 맞대기도 했다.
이 밖에 여행사들과 협의해 중국과 동남아 단체 관광객들의 여행 코스에 전통시장을 포함시켜 효과를 보고 있다. 강원도에 따르면 춘천 낭만시장에는 1일 평균 500여 명, 속초 관광수산시장과 대포항 수산시장에도 200여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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